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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숨바꼭질

등록 2005-05-29 16:32

 숨바꼭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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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 \
꿈이 미래를 예견한다?
우연히 현실과 맞아떨어질뿐

캘러웨이 박사 역의 로버트 드 니로와 그의 딸 에밀리 역의 다코타 패닝의 연기가 인상적인 스릴러 영화다. 에밀리와 숨바꼭질을 하는 ‘찰리’의 정체가 벗겨지면서 관객들에게 놀라운 반전을 보여 주는데, 특히 마지막 2분을 다르게 처리한 두 가지 엔딩 필름이 모두 상영된 재미난 영화이기도 하다.

수수께끼 같은 존재인 ‘찰리’에 대해 관객들의 궁금증이 커져 가는 동안, 주인공인 데이비드 캘러웨이(로버트 드 니로)는 매우 사실적인 꿈을 통해 찰리의 존재를 더듬어 나간다. 우리는 인생의 3분의 1을 잠으로 보낸다. 날마다 여섯 번쯤 꿈을 꾸고, 잠자는 시간으로 따지면 4분의 1쯤도 꿈을 꾼다. 결국 전체 인생에서 약 6년 가량을 꿈나라에서 생활하는 셈이다. 영화 속에서 캘러웨이의 꿈은 아주 사실적이지만, 대부분의 꿈은 비현실적이기 때문에 옛부터 많은 사람들이 꿈을 해석하면 미래를 알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꿈이 미래를 예견한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사람들이 이렇게 느끼는 것은 자신의 관심 대상과 관련된 꿈을 많이 꾸고, 그것이 우연히 현실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아들을 전쟁터에 보낸 어머니는 아들에 대한 걱정 때문에 아들에 대한 꿈을 꾸는 경우가 많으며, 이것이 현실의 어떤 사건과 맞아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1899년 <꿈의 해석>이라는 책에서 꿈에 대한 과학적인 해석을 시도했지만, 지금은 그의 해석 대부분이 비과학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당시에는 뇌를 과학적으로 연구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그의 연구가 ‘추론’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었던 까닭이다. 꿈 연구가 활기를 띈 것은 1950년대 급속안구수면이라는 뜻의 ‘렘수면’(REM sleep)이 꿈과 관련이 많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수면은 크게 렘수면과 ‘비렘수면’(NREM)으로 구분되는데, 꿈은 대부분 렘수면 단계에서 일어난다. 렘수면 단계에서는 안구를 급격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구분할 수 있으며, 이때 강제로 잠을 깨우면 방금 꾼 꿈을 기억할 수 있다. 렘수면은 유아기에는 전체 수면 시간의 50%를 차지하지만, 성장하면서 점점 줄어들어 성인이 되면 20%쯤 된다. 렘수면 단계에서 신체는 잠을 자고 있지만 뇌파는 깨어 있을 때와 비슷한 활성을 보이기 때문에 렘수면을 ‘역설수면’이라고도 한다.

아직까지 인간이 왜 꿈을 꾸는지 정확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 영국의 생물학자 프랜시스 크릭의 말처럼 “낮에 있었던 불필요한 기억을 지우기 위해 날마다 꿈을 꾸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독일의 화학자 프리드리히 케쿨레가 꿈 속에서 벤젠의 구조에 대한 영감을 얻었듯, 꿈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제공한다. 또 인간뿐 아니라 모든 포유동물이 렘수면을 하며, 렘수면을 지속적으로 박탈당한 생쥐가 죽어 버린 것으로 미루어 보아 렘수면이 생물의 생존에 꼭 필요한 것임은 분명하다.

최원석/김천중앙고 교사 nettrek@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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