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성적 1~2등급 비율 강남3구·특목고 등 월등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와 특수목적고·자립형사립고(자사고) 등이 있는 지역이 다른 지역에 견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1~2등급 학생 비율이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집값이 비싸거나 부모의 학력이 높은 지역일수록 수능 1~2등급 학생의 비율이 높았다.
이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20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제출받은 2005~2009학년도 수능 성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나온 것이다. 권 의원은 이날 전국 232개 시·군·구별로 분석자료를 공개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5년 동안 언어·외국어·수리(‘나’형 기준) 세 영역에서 1~2등급 비율이 상위 20위 안에 든 300곳(중복 횟수 포함) 가운데 88%인 264곳이 이른바 ‘강남 3구’와, 외고·과학고·자사고·기숙형 자율고 등이 있는 지역이었다. 수능 등급은 영역별 9개 등급으로 산출되며, 1~2등급은 상위 11% 안에 드는 성적이다.
이들 상위 20개 지역의 수능 영역별 1~2등급 비율을 전국 평균 1~2등급 비율과 비교해 보면, 언어영역에서 1~2등급을 받은 학생은 전국에서 평균 11.3%에 불과했으나 이들 20개 지역은 17.1%였다. 수리영역에서도 전국적으로 1~2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은 10.2%였으나 이들 지역은 17.7%나 됐다. 외국어영역은 전국 평균 1~2등급 학생 비율이 10.8%인 반면 20개 지역에서는 18.9%에 이르러, 특히 외국어영역에서 성적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 성적과 집값의 상관관계를 비교해 보면, 전국에서 평당 집값이 높은 상위 20개 지역의 1~2등급 비율이 전국 평균 비율보다 △외국어영역에서는 3.8%포인트 △언어영역은 2.4%포인트 △수리영역은 2.1%포인트가량 높았다.
부모의 최종 학력과 수능 성적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전국에서 부모의 학력이 높은 20개 지역의 수능 1~2등급 비율이 전국 평균 비율에 견줘 △외국어영역은 4.6%포인트 △언어영역은 2.2%포인트 △수리영역은 2.1%포인트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권영길 의원은 “이번 분석 결과는 결국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고교·대학 입시를 통해 자녀에게 대물림되고 있음을 통계적으로 보여준다”며 “이런 지역·계층간 교육격차를 줄이려면 저소득층과 서민에 대한 교육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교육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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