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랑의 미래직업탐방 / 바이오 의약품 연구원
성장호르몬, 인터페론, 적혈구 생성인자(EPO), 인슐린과 같은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는 기간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이 걸린다. 그만큼 의약품을 개발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약을 개발해 출시하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보람을 느낄 수 있다. 환자를 살려내는 일은 기본이고, 역사상 신약 개발로 인류의 삶이 풍요로워진 예는 참으로 많다.
㈜한올제약에서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는 연구원, 한경구(37·사진)씨는 “의약품을 개발하는 과정은 여러 전문분야가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했다. “신약은 후보물질(약효가 있고 독성이 없어 의약품으로 쓸 수 있을 것으로 선별된 물질)이 도출되면, 동물실험과 임상실험 등을 거쳐 출시됩니다. 그 과정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일하게 되고, 그들의 전문지식이 집약되죠.”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는 데는 무엇보다 생명공학 관련 전문지식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대학에서 생명공학에 대한 기초지식과 더불어 생명과학, 유전공학, 생물학, 생화학, 약학, 수의학 등을 전공해야 진출할 수 있다. 한씨 역시 학부 시절에는 생화학을 전공하고, 석사 때는 분자생화학을 공부한 다음, 제약회사 연구소에서 10년간 일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물리, 지구과학보다는 생물, 화학 과목을 좋아했어요.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분야를 전공하게 되었고, 특히 대학에서는 책에서 배웠던 이론을 실험으로 재현해보면서 생명공학 분야에 더욱 흥미를 갖게 되었죠.” 의약품을 개발하는 일은 각종 질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한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다. 한씨는 “힘들고 오래 걸리는 과정들을 거쳐 의약품이 개발되면 많은 사람들을 현실적으로 도와줄 수 있다”며 “새로운 의약품이 불치병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겐 정말 삶의 희망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라면 먼저 일에 대한 ‘사명감’부터 갖고 있어야 한다. 한씨는 이 분야에 진출하려는 이들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일은 의약품을 매개로 다른 누군가를 도와주려는 마음, 또 도울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해요. 물론 본인의 적성에 맞아야 한다는 점과, 일을 하면서도 버거울 정도로 계속 공부를 해야 한다는 점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아요.” 한편 한씨는 “바이오 분야는 여성 연구원이 많은 편”이라며 “꼼꼼함과 세심함이 중요한 능력으로 평가받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랑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