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고등학교 교사들이 학교측이 일부 학생의 시험 부정행위를 은폐하고 있다며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31일 인천의 K고교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지난 4일 실시된 1학년 중간고사(8개 과목)에서 A군(16)과 B군(16)의 부정행위 사실을 밝혀내고 징계조치했다.
학교측은 이들 학생에 대한 답안지 채점과정에서 실력이 뒤떨어진 A군의 국사시험 점수(91점)가 B군의 점수와 동일하고, 답안지 문항의 정.오답도 똑같은 사실을밝혀냈다.
이에 따라 학교측은 이들 학생에 대한 1차 조사에서 "과목당 5만원씩 모두 20만원을 주고 받기로 하고 미리 부정행위를 모의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그러나 해당 학생과 학부모 참관 하에 실시한 2, 3차 조사에서 이들은 "답안지를 보고 부정행위를 했지만, 두 과목(국사, 수학)만 베꼈다", "결코 답안지를 보여주거나 부정행위를 공모한 적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시험감독을 맡았던 교사들도 "시험 도중 부정행위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지난 13일 선도위원회를 열어 부정행위를 시인한 A군에 대해선 국사와수학 두 과목을 0점 처리하고 교내봉사 5일의 징계처분을 내렸고, B군은 답안지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벌점 10점을 부과했다.
하지만 이 학교 전체 교사(79명)중 43명은 "담당교과 교사의 1차 조사 진술서는외면한 채 학생들이 말을 바꾼 2, 3차 진술서만을 토대로 학교측이 부정행위에 대해면죄부를 주는 등 은폐를 시도하고 있다"며 지난 27일 교육인적자원부와 인천시교육청에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감사요청서를 제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K고 교사들의 감사요청에 따라 진상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인천지부도 "인천시교육청에 부정시험 전면 재조사를 촉구하는 감사청구서를 내고, 사법기관에 수사의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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