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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수업시간에 딴 공부 하는 학생에게

등록 2009-10-18 16:23수정 2009-10-18 16:33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

최근에 엄마들이 400명 정도 모인 자리에서 강의할 기회가 있었다. 어느 모임이나 마찬가지지만 엄마들의 관심은 늘 공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는데 그날은 주제 자체도 아예 학습코칭으로 정해졌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의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학습코칭의 원칙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해서 말했다. 첫째, 서두르지 말자. 둘째, 시간 활용을 효과적으로 하자. 셋째, 기초실력부터 키워라.

이 중에서 시간 활용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두 가지 면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했는데, 하나는 학교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는 것, 다른 하나는 혼자서 공부할 때 집중도에 관한 것이었다. 강의 중에 엄마들에게 물었다.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반 이상의 엄마들이 손을 들었다. 정말 그럴까? 물론 지역·학년에 따라 다르겠지만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에게 내가 직접 물어본 바로는, 서울의 강남같이 학원이나 과외공부가 성행하는 곳일수록,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의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특히 서울 강남의 고등학교 교실이라면 20~30%의 학생만 수업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자거나 딴 공부를 한다고 한다. 낮에 교실에서 자는 잠은, 우리가 해봐서 알지만, 많이 잔다고 해서 밤에 열심히 공부할 체력이 비축되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책을 펴놓고 공부하는 것은 장담컨대 효율이 기껏해야 반도 안 된다. 결국은 학생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큰 부분을 허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고도 공부를 잘한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다.

최근에 반에서 성적이 중간 정도인 한 고등학생을 학습과 관련해서 코칭을 했는데, 우선 학교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 과목이 무엇인가 물어보고 그 과목부터 수업 시간에 열중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의 수업 시간에는 이미 선행학습을 했기 때문에 다른 문제집을 풀고 있었단다. 코칭을 통해 선생님의 강의에 집중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했다. 그리고 예습을 통해 준비할 수 있도록 해줬더니 그 과목의 공부가 재미있어지기 시작하고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이제 다른 과목도 수업 시간에 집중하겠다고 한다.

위의 학생에게 하루에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봤다. 그 학생은 학교에서의 자율학습 시간을 포함해서 적게는 3시간에서 많게는 6시간 정도 한다고 했다. 그래서 집중해서 하는 시간만 친다면 하루에 얼마나 하느냐고 물었더니 내가 예상했던 대로 1시간이 채 안 된다는 것이었다.

몰입하는 시간만 보아도 학생이 얼마나 공부를 잘하는지 알 수 있다. 위의 학생처럼 1시간도 채 안 되면 중위권 이하이다. 2시간 정도만 되어도 상위권이다. 매일 3시간 정도 집중할 수 있다면 당연히 최상위권이 된다. 이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1차 목표로 하루에 1시간 집중하기로 세웠다. 이 1시간도 한꺼번에 하는 것이 아니라 15분 단위로 쪼개서 네 번 이상 하는 것으로 구체화했다. 그리고 1시간을 넘으면 본인에게 어떤 상을 주겠냐고 했더니 집에 가서 컴퓨터 게임을 30분 하겠단다. 1차 목표에 도달하면 하루에 집중 목표 시간을 조금씩 늘려갈 예정이다.

주자의 권학문(勸學文)에 보면 ‘소년은 늙기 쉬우나 학문은 이루기 어렵다. 순간순간의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 방법은 주어진 시간에 주어진 그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학생들 앞에 놓인 가장 긴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공부를 잘하는 지름길인 것이다.


남관희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

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khnam@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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