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급제 악용 자기소개·추천서 폐지 늘어
고대 기준 세분화·서강대 논술비중 높여
서울대·연세대는 평가 더 꼼꼼히 하기로 자기소개서와 추천서·학생부 비교과 영역 등으로 이뤄진 대입 서류평가는 지난해 수시 1학기 전형에서 일부 대학들이 ‘고교등급제’를 시행하는 수단이 됐다. 또 자기소개서·추천서는 객관적 평가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서류평가 무용론도 나왔다. 올해 수시 1학기 전형을 앞둔 각 대학들은 이런 여론을 의식해 서류평가의 객관성을 높이는 쪽으로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서류평가를 봉사나 특별활동 등 비교과 영역 중심으로 하되, 평가 기간을 늘리고 기준을 세분화했다. 또 자기소개서나 추천서 전형은 아예 폐기하는 방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수시 1학기에서 15% 반영된 기초서류평가에서 ‘고교등급제’를 시행한 연세대는 올해 기초서류평가를 없앴다. 대신 지난해 5%였던 서류평가의 비중을 20%로 늘렸다. 서류평가는 추천서와 자기소개서, 어학능력과 수상경력, 봉사·학생회 활동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봉사·학생회 활동과 관련해 학생당 평가 시간을 지난해에 비해 3배 이상 늘릴 방침이라고 대학 쪽은 밝혔다. 이 대학 관계자는 “지난해엔 서류평가 기간이 3일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0일 정도로 늘려 전문평가위원 교수들이 훨씬 꼼꼼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비교과 영역에 대한 평가기준도 지난해보다 세분화된 지침을 마련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교등급제’로 제재를 받았던 이화여대는 수시 1학기 서류 전형에서는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운 자기소개서 전형을 아예 없애고 학업관련증빙서류만 평가하기로 했다. 박동숙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자기소개서 평가를 없애는 대신 서류평가 비중을 20%에서 10%로 줄였다”면서 “공인외국어시험과 주요 교과목의 교내외 수상실적 등 객관적인 학업 관련 실적으로만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서류평가와 석차백분위에서 학교에 따라 0~1점의 보정점수를 주었던 고려대는 올해 수시에서 이를 폐지하기로 했다. 대신 비교과 영역 중심으로 5% 반영하는 서류전형의 평가기준을 세분화해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기로 했다. 고대 관계자는 “수시 전형이 다단계가 아닌 일괄 사정 방식이라 심층 평가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기준을 좀 더 세분화해서 비교과 영역에 대한 평가가 더 깊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강대는 지난해 10% 반영했던 비교과 영역 중심의 서류평가를 올해 수시부터 폐지하고 그만큼 논술 비중을 늘렸다.
이밖에 한양대는 수시 2학기 ‘사랑의 실천’ ‘한양2010’ 전형 1단계에서 비교과 영역을 40% 새로 반영하기로 했다. 최재훈 입학처장은 “자기소개서 평가는 배제하고 봉사나 특별활동·학급임원 실적 등을 심층 평가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대는 수시 2학기 지역균형선발 전형에서 자기소개서나 추천서 평가를 지난해와 같이 비중 있게 반영하기로 했다. 김경범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연구교수는 “자기소개서나 추천서 기재 내용은 교사에게 직접 물어보는 등 여러 경로로 확인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수시 2학기 서류평가를 더욱 꼼꼼히 하기 위해 일부러 수시 2학기 재외국민특별전형을 1학기로 옮겼다”고 밝혔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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