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지의 수학 돋보기
중학생, ‘공부하는 힘’이 열쇠다
장이지의 수학 돋보기 / 2. ‘정의’는 약속이다 수학을 ‘정의의 학문’이라 한다. 수학이 정의롭다는 게 아니라 ‘정의’에서부터 시작하는 학문이란 뜻이다. 그런데 수학에서 말하는 ‘정의’란 무엇이고, 왜 중요할까?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말들은 모두 사람 사이의 약속이다. ‘책상’ ‘컴퓨터’라고 할 때 그것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이미 약속이 돼 있기 때문에 일일이 따지지 않고 받아들인 뒤 그 단어들을 토대로 대화를 진행한다. 수학도 마찬가지다. 수학 용어나 기호는 이미 정의돼 있기 때문에 일일이 따지지 않고 받아들인다. 마치 ‘책상이 왜 책상이냐?’를 묻지 않는 것처럼 ‘이등변삼각형이란 두 변의 길이가 같은 삼각형이다’란 정의도 증명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다른 게 있다면 수학에선 새 단원을 배울 때마다 새로운 용어들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그때그때 익혀야 한다는 거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책상’이란 단어를 알지 못해 대화가 되지 않는 것처럼 수학 공부도 불가능하게 된다. 과학이 실험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밝히고 발전하는 것처럼 수학은 ‘정의’와 같이 이미 알고 있는 일반적 진리를 바탕으로 연역적 논증을 통해 발전한다. 따라서 수많은 수학 용어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개념 이해뿐만 아니라 문제를 푸는 것조차 어렵게 된다. 예를 들어 소수(小數, decimal, 0과 1 사이의 실수)와 소수(素數, prime number, 1과 자기 자신만으로 나누어지는 1보다 큰 양의 정수)는 표기는 같으나 정의된 내용은 다르기 때문에 문맥 속에서 파악한 뒤 적용해야 한다. 정의를 익히는 것을 너무 어려워하진 마라. 새로운 정의가 나올 때마다 소홀히 여기지 말고, 조금만 신경 써서 보면 된다. 그리고 정의는 약속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정의대로 문제에 적용하면 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단순 암기로만 풀 수 있는 문제는 없어진다. 특히 수능시험의 수리영역처럼 고도의 응용력을 요구하는 문제는 정의를 바탕으로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있어야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문제 위주로만 학습을 한 학생은 고등학교 과정과 수능 시험을 준비할 때가 되면 큰 벽에 가로막힌다. 중학 수학에 나오는 모든 정의를 파악하고, 그것을 기초로 개념을 탄탄하게 다진다면 다양한 응용 문제들을 만나도 당황하지 않고 풀 수 있을 것이다. 1318 교육연구소 연구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