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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고교별 수능성적 순위 분석에 심각한 오류”

등록 2009-11-15 17:05

예체능계 등 미응시 학생들 모두 ‘0점’ 처리
교사들 “순위 정정하고 교과부 대책 내놔야”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실이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해 큰 논란을 일으켰던 전국 고교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순위에서 심각한 오류가 발견돼 교육계가 혼란에 빠졌다.

이에 따라 고교별 수능성적 순위 자체를 정정하거나 정부가 이 같은 혼란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조 의원실을 통해 최근 일부 언론에 공개된 최근 5년간 고교별 수능성적 순위는 수능 각 영역에 응시하지 않은 학생들까지 모두 포함해 산정한 잘못된 자료라는 지적이 일선 고교 교사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현행 수능은 선택체제여서 수험생이 지망할 대학, 모집단위에 따라 언어, 수리, 외국어 등 영역을 각자 선택해 응시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예체능계 학생은 수리 영역을 보지 않는 경우가 많고, 과학고 학생들도 수학 등 이공계 성적만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전형이 있어 언어 영역을 치르지 않기도 한다.

또 수시 1학기에 합격하면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게 돼 있어 수시 1학기에 합격한 학생들 역시 수능 시험에 아예 응시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않다.


일례로 지난 12일 실시된 올해 수능에는 원서 접수자 기준으로 67만7천834명의 수험생이 지원한 가운데 언어영역에는 67만6천956명, 수리는 63만6천408명, 외국어(영어)에는 67만5천547명이 지원해 영역별로 응시자 수가 달랐다.

이번 수능성적 분석의 토대가 된 수능 원자료에는 이처럼 수험생이 응시하지 않은 영역의 경우 `0'이라는 전산 코드가 표시돼 있다.

따라서 수능 평균성적을 낼 때 `0'이라고 표시된 영역의 수험생은 아예 제외했어야 하는데 이를 모두 `0점'으로 처리하는 오류를 범했다는 것이 고교 교사 등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수리영역에 응시하지 않은 예체능계 학생이 많은 학교나 여고, 남녀공학 등의 순위가 크게 떨어지고, 언어영역을 치르지 않은 학생들이 많은 과학고의 경우도 언어 성적이 지방의 고교보다도 낮게 나오는 등 전체적으로 잘못된 결과가 산출됐다는 게 교사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오자 조 의원실로부터 수능자료를 받아 고교별 순위를 공개한 일부 언론은 최근 `예체능계 응시자를 빼고 분석한 결과 여고와 남녀공학의 고교 수리영역 성적이 상대적으로 높게 상승했고 일부 학교의 경우 서울 최상위권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을 내보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교 교사는 "수험생별로 응시 영역이 모두 다르고, 수시 1학기에서 합격한 우수 학생은 아예 수능을 보지도 않는 등 수능 체제가 획일화된 기준으로 성적을 비교할 수 없게 돼 있는데도 이를 갖고 고교별 순위를 매긴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이 교사는 "당장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들이 이렇게 잘못된 자료를 갖고 학생 선발에 참고할 수도 있고, 서울의 고교선택제를 앞두고 학부모들 역시 잘못된 정보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며 "교과부 차원에서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학교별로 서열화된 자료를 직접 발표할 수는 없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며 "현재 연구진을 동원해 수능성적 자료를 분석,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인데 그때 이 문제를 정정하는 방안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교과부 수능자료를 공개한 조전혁 의원 측은 "교과부에서 제공한 원자료 자체가 이런 사항을 감안해 100% 완벽하게 분석을 할 수 없게 돼 있다"며 "하지만 다시 분석을 한다 해도 순위 차이는 크게 나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성적 공개로 인해 학교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윤영 김연정 기자 y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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