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교수들 성명 잇따라
중앙대가 대대적인 학과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 대학 문과대·자연대·공대 교수들이 집단적으로 대학 쪽에 우려의 뜻을 공식적으로 밝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6일 중앙대 교수와 대학 쪽의 말을 종합하면, 이 학교 문과대 교수들은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 “경영학을 위해 모든 기초학문을 희생시킨다는 얘기가 사실이라면, 이는 대학을 일개 취업 전문학교로 보는 천박한 사고의 발로”라며 “구조조정 작업은 대학 구성원의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연대 교수들도 6일 비슷한 내용의 성명을 내 ‘기초학문의 포기는 종합대학의 위상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공대 교수 전원도 12일 “학교의 백년대계를 좌우할 구조조정이 단과대의 힘의 논리에서 나오는 것을 배격한다”라는 내용의 성명을 내어 이런 흐름에 가세했다.
이처럼 단과대의 구조조정 반대 성명이 잇따라 나오는 것은, 지난달부터 “중앙대가 경영대를 대대적으로 육성하려 한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나온 뒤 ‘비경영대’ 쪽의 우려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학 본부는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본부 관계자는 “이 문제로 학내 논란이 많기 때문에 최종안을 발표할 때까지는 할 말이 없다”고 했다.
한편 구조개혁의 방향을 둘러싸고 각 단과대 교수 대표들로 구성된 ‘학문단위 구조개혁위원회’(구조개혁위)와 본부 쪽의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다. 본부는 지난달 말 전체 교수들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내년 2월 하순 전체 교수회의에서 ‘구조개혁 확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이에 대해 구조개혁위 대표인 방효원 의대 교수는 “학내 충분한 협의가 필요한데도, 본부가 자신들이 마련한 초안은 공개를 늦추면서 최종안을 빨리 매듭지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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