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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수능성적 격차 ‘학교보다 지역’ 영향 크다

등록 2009-12-09 19:41수정 2009-12-10 00:30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열린 ‘수능 및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분석 심포지엄’에 참가한 전문가들이 ‘평준화 정책과 수능 성적의 상관 관계’ 등 여러 쟁점들을 놓고 토론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A href="mailto:littleprince@hani.co.kr">littleprince@hani.co.kr</A>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열린 ‘수능 및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분석 심포지엄’에 참가한 전문가들이 ‘평준화 정책과 수능 성적의 상관 관계’ 등 여러 쟁점들을 놓고 토론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5년간 수능 · 학업성취도 분석]
도시학생-시골학생 영역별 표준점수 10점차
“특목고생 상대적 성적 우위는 선발효과일 뿐”




① ①대도시 학생들의 성적이 읍·면 단위 학생들보다 성적이 높을까? - O
② ②부모의 경제력보다 학력이 자녀의 성적에 더 영향을 미칠까? - O
③ ③외국어고·과학고에 보내면 자녀의 성적이 향상될까? - X

9일 열린 ‘수능 및 학업성취도 평가 분석 심포지엄’에서 연구자들이 내놓은 분석 결과를 보면, 흥미로운 대목이 많다. 연구자들은 지난 5년 동안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점수 자료를 토대로 수능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세밀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 지역적으로는 광역시에 사는 학생들이, 가정환경상 아버지의 학력이 높을수록 수능 성적이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부모의 경제력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외고 등 특수목적고에 진학한다고 해서 성적의 절대 수준이 높아지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학교 격차보다 지역 격차에 주목하라 연구자들은 수능 성적의 격차가 지역적 요인에 기인한다는 점에 대체로 동의했다. 김성식 서울교대 교수의 분석 결과, 지난 5년 동안 수능 영역별 표준점수 평균은 언어영역의 경우 학교별로 최대 85.5점, 시·군·구 지역별로는 58.2점이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어는 학교별로는 75.6점, 지역별로는 55.9점 차이가 났으며, 수리 ‘나’형은 학교별로는 79점, 지역별로는 48.2점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그러나 김 교수와 박현정 서울대 교수(교육학), 신혜숙 한국교육개발원 박사의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수능 성적에서 학교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2.1%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역적 요인은 47.2~54.4%로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김 교수는 “학교 격차가 존재한다고 해서 이를 모두 해당 학교의 교육력 차이로 해석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밝혔다. 김진영 건국대 교수(경제학)도 “지역 격차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학교에 압력을 주는 것만으로는 학생들의 성취도를 높이고 학교 간 격차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양분 한국교육개발원 박사도 도시 일반고생은 읍·면보다 영역별 표준점수가 10점 이상 높고, 1~2등급 분포도 5~7%포인트가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수능 성적 격차 요인 중 지역 요인에 무게를 뒀다. 김 박사는 “1~2등급을 서울 4년제 대학 입학 가능권으로 분류하면, 단순히 말해 도시 학생은 100명 중 11명 정도가, 읍면은 4명만이 서울권 4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 아버지 학력 수준이 영향이 크다 부모 가운데 특히 아버지의 학력 수준이 학생들의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상진 연세대 교수가 부모의 교육 수준과 수능 등급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아버지의 학력이 언어·수리·외국어 등 모든 영역에서 높은 등급을 받을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결과는 수능뿐 아니라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성태제 이화여대 교수는 “학교 간 학력 격차가 나타나는 요인 가운데, 아버지의 학력 정도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특히 수학 성취도에서 이런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반적인 예상과 다르게 가구소득은 학생들의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강상진 교수는 “월평균 가구소득과 수능 언어·외국어·수리 영역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없었다”며 “부유층 학생들이 대학 입학 가능성이 더 높다는 가정은 근거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 특목고 진학이 능사가 아니다 외고와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학생들의 수능 성적이 일반고 학생들에 견줘 높은 것은 사실이나, 이는 선발 효과일 뿐 교육 효과는 아니라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김성식 교수는 지난 5년 동안 수능 성적은 특목고생들이 일반고생보다 언어 19.865점, 외국어 24.134점, 수리 ‘나’ 27.421점이 높았다고 발표했다. 김양분 박사 역시 외고·과학고·자율형사립고의 표준점수는 일반고보다 13~30점 높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특목고의 상대적 성적 우위는 선발 효과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규재 한국교육개발원 박사는 외고·과학고·자사고의 1~2등급 비율이 30~60%로, 일반고의 3~6배에 달했으나, 일반고 역시 상위 30%의 학생들만 놓고 봤을 때는 1~2등급 비율이 33%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일반고 상위 30% 학생들의 언어영역 표준점수는 119.38점으로, 과학고(120.12)나 외고(117.62)에 견줘 뒤처지지 않는다”며 “특목고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성적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목고의 교육 효과가 높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지역규모별 표준점수·등급
지역규모별 표준점수·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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