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만 교육과학부 장관(가운데)이 22일 오전 대전 유성구 한국연구재단 회의실에서 빔프로젝트를 이용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2010년도 교육분야 업무보고를 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대전/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교과부 새해계획 보니
국립대 교수 성과급제·학원교습 밤 10시로 제한
교원단체 “교육 격차·교사잡무 해소 대책 없어”
국립대 교수 성과급제·학원교습 밤 10시로 제한
교원단체 “교육 격차·교사잡무 해소 대책 없어”
교육과학기술부가 22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0년도 업무계획은 국립대에 교수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대입 수학능력시험(수능)에 영어 듣기평가 비율을 높이는 등 일부 새로운 정책들이 포함됐지만, 기존의 정책들을 재탕하는 데 그쳤다. 교원단체들은 “교사 증원 등 진정한 공교육 발전을 위한 대책이 빠졌다”고 비판했다.
■ 국립대 교수간 경쟁 유도 교과부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전국 40개 국립대에 교수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연공서열 중심인 지금의 호봉제에서 실적에 따른 연봉제로 전환하면 국립대 교수 사회에 경쟁의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교과부의 설명이다.
교과부는 또 국립대에 인건비 총액 한도 안에서 직급별 인원이나 보수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총액 인건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금은 대통령령으로 각 국립대의 교수 정원이 정해져 있는데, 이 기준을 없애고 총인건비 한도 안에서 대학이 알아서 교수 정원을 늘리거나 줄이도록 한다는 것이다.
교과부는 행정안전부 등과의 협의를 거쳐 이른 시일 안에 이들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나, 교수사회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
■ 수능에 영어 듣기평가 비율 높이기로 교과부는 실용 영어 중심의 수업을 위해 수능 외국어(영어) 영역에서 듣기평가 비율을 지금의 34%에서 2014학년도부터 최대 50%까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영어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내년부터 초등 3~4학년의 영어수업을 주당 1시간에서 2시간으로 늘리기로 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주당 1시간 이상 회화수업을 하고, 영어 수준별 이동 수업 비율을 올해 78%에서 내년에 85%까지 늘리기로 했다.
학원 교습시간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시도 조례를 개정해 전국적으로 밤 10시까지로 제한하도록 유도하고, 각 시도 교육청 홈페이지에 학원비를 공개해 불합리한 학원비 인상을 억제하기로 했다. 또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 자제를 유도하기 위해 등록금 인상률이 높은 대학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취업후 상환 학자금 대출액의 한도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교원정원 증원, 지역간 교육격차 해소 등 공교육 발전을 위한 대책이 빠진 알맹이 없는 업무계획”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도 “일선 교사들의 가장 큰 고충인 교사 잡무를 줄이는 대책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