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 상당고 방송반에서 한 학생이 특별활동 시간에 녹화 장비를 다루고 있다.
지금은 특별활동 시간! 일명 시에이(CA) 시간이다. 지금 학생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연극부는 발성 연습이 한창이고, 춤 동아리는 무아지경 춤 연습 중이다. 한쪽에서는 사물놀이부가 북 장단을 맞추고 있다. 학교 곳곳에서 학생들은 각자 특별활동을 하는 가운데 3학년 학생들은 암만 눈을 크게 뜨고 찾아도 특별활동 부서, 그 어느 곳에서도 보이질 않는다. 3학년들은 지금 교실에서 조용히 앉아 자습을 하고 있다. 시간표에는 있지만, 대한민국 고3에게는 특별활동이 없다. 3학년 학생들은 얼마 남지 않은 입시를 준비하는데 1분 1초가 아깝다고 말한다. 하물며 체육 시간에 운동장에 나가서 활동하는 것보다 자습을 했으면 하는 생각까지 든다는 학생도 있다. 청주 흥덕고 3학년 이연지(18)양은 “특별활동 시간에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서 그냥 그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차라리 자습을 하는 것이 시간 버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모든 학생들이 특별활동 시간에 자습하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아니다. 청주 상당고 3학년 권소영(18)양은 “특별활동을 활발히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그 시간이 무의미해 보일지 몰라도,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경우는 그렇지 않다”며 “1시간이라는 작은 시간 동안 특별활동을 통해 입시 스트레스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다”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특별활동 시간을 자신의 적성과 특기 계발 시간으로 이용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방송국 피디가 꿈인 상당고 3학년 김소라(18)양은 “클럽 활동으로 방송반을 했는데, 활동하는 동안 방송 지식을 많이 알게 되었고, 나의 꿈에 한발 더 다가간 느낌이 든다”고 했다. 특별활동은 교과 학습 이외의 교육활동으로, 그 목표가 ‘다양하고 건전한 집단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개성과 소질을 계발·신장하고, 공동체 의식과 자율적인 태도를 기름으로써 민주시민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을 함양한다’라고 한다. 하지만, 몇 개를 맞고 몇 개를 틀리느냐가 중요한 우리나라 교육 현실은 결국 학생들을 입시제도 속에 묶어 놓는 결과를 낳았고, 그로 인해 이런 특별활동의 목표 실현을 어렵게 만들었다. 고3 학생들을 단지 시험 문제 풀고 공부하는 기계로만 본다면 이런 특별활동은 의미 없는 활동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고3 학생들은 학생이지, 기계가 아니다. 먼 훗날 특별활동을 하며 자기 계발에 힘썼던 한 시간과 단어를 외우고 수학 문제를 풀며 보낸 한 시간을 비교했을 때 뭐가 더 도움이 될지 생각해 본다면, 교육 당국의 발상의 전환이 시급한 시점이다. 글·사진 김다영/1318리포터, 청주 상당고 3학년 luvlyorangegir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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