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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서울대 ‘지역균형’ 낙관 어려워…‘특기자’ 노려라”

등록 2010-01-17 19:31

양재혁 교사
양재혁 교사




양재혁 교사의 진학 상담 사례

모두가 원하는 대학에 가기를 바라지만 모두의 조건이 같지 않고 대학에 가는 길은 각자 다르다. 명덕여고 진학지도부장 양재혁 교사가 예비 고3 학생들의 진학 상담을 하는 현장을 찾았다. 상위권, 중위권, 중하위권 등 다양한 처지에 놓인 학생들이 2010년 입시 로드맵을 짤 때 염두에 둬야 할 원칙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내신 1등급 학생에게

“서울대 ‘지역균형’ 낙관 어려워…‘특기자’ 노려라”

전미영(19·가명)양은 전체 내신 등급 평균이 1.07로 2학년 2학기 내내 단 세 과목만이 2등급을 받은 최상위권 학생이다. 지난해 11월 치른 수능 모의고사 성적은 언어, 수리, 외국어, 사회탐구 3개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았다. 양재혁 교사는 전양에 대해 “내신 성적이 우수하지만 최근에는 전 교과목 모두 1등급을 받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 서울대 지역균형선발 합격을 낙관하기에는 좀 모자란 성적”이라며 “서울대 특기자 전형쪽이 좀더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양처럼 최상위권 학생들 가운데 내신 성적이 좋지만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에 지원할 정도가 못 되는 학생들은 같은 학교 특기자 전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단, 텝스 성적을 비롯한 여러 비교과 활동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전양의 학생부에는 텝스 성적을 비롯한 여러 비교과 영역에 대한 기록이 빼곡하다.

물론 학생부에 기록돼 있어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는 비교과 활동이 많다. 부연할 수 있는 사실이나 활동을 했다면 이를 기록해 전후사정을 설명해야 한다. 전양의 텝스 성적 888점은 학교의 보충수업을 듣고 혼자 공부한 결과다. 이는 학원을 통해 얻은 888점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전양이 지난해 여름 캄보디아로 다녀온 해외 봉사활동에 대해서도 양 교사는 “다녀왔다는 사실 자체는 중요하지 않고 다녀온 다음에 지속적으로 한 일이 있냐”고 확인했다. 지인들을 통해 43만원의 기부금을 모아 캄보디아 봉사단체로 송금한 전양의 후속활동은 학생부에 추가로 기록돼야 한다고 양 교사는 말했다. 겨울방학 동안 지역 사회에서 할 수 있는 관련한 봉사활동을 찾아 지속하는 게 좋다는 조언도 했다.

서울대 특기자 전형에 지원할 최상위권 학생들은 또 3학년 1학기까지는 내신 등급 평균이 1등급대를 유지하도록 중간·기말고사에 신경을 써야 한다. 텝스 등 공인영어성적을 1점이라도 더 올리려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학교의 다양한 교육활동이나 지역에서 하는 대회에 나가 수상을 하는 게 더 좋다.


■ 내신 2등급 학생에게

“비교과 활동 부족…입학사정관제보다 논술준비”

최은영(18·가명)양은 내신 등급 평균이 2.36등급인 중위권 학생이다. 영어에 관심이 많고 관련한 경력이 다양해 영어 관련학과에 입학사정관전형으로 도전할 생각이다.

입학사정관제에 도전하려면 우선 비교과 활동을 점검하는 게 우선이다. 양 교사는 최양의 리더십 활동, 봉사활동, 수상 경력, 관련 교과 성적 등을 살펴봤다. 양 교사는 “입학사정관제로 지원하기에 비교과 활동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최양은 1학년 때 학급부회장, 2학년때 학급회장을 했다. 영자신문 동아리를 했지만 기사를 쓴 적은 한번 밖에 없고 동아리에서 주도적인 구실을 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봉사활동은 토요일 아침마다 아버지와 함께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봉사를 했지만 3개월이 전부다. 영어 교과 성적도 두 학기 1등급, 두 학기 2등급으로 탁월한 성적을 보이지는 못했다. 대학에서 실시한 모의 유엔에 참여한 경험이 있지만 학생부에는 그마저도 제대로 부각이 안 돼 있었다. 양 교사는 “봉사활동을 지금까지 아버지랑 지속해오고 있는 점과 모의 유엔 활동에 참여한 사실은 좀더 구체적으로 기록이 되야 하겠지만 그래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합격을 낙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양 교사는 입학사정관제 대신 논술고사를 추천하면서 “내신 2.0~2.5등급 학생들이 갈 수 있는 대학의 수준을 높이는 방법은 논술고사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최양의 경우 논술고사를 준비해서 갈 수 있는 대학이 입학사정관제로 갈 수 있는 대학보다 커트라인이 높은 대학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 교사는 겨울방학 동안 꿀맛닷컴 등 교육청이 운영하는 사이버가정학습 사이트나 교육방송(EBS)의 동영상 강의를 통해 논술의 기본기부터 다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 수능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양 교사는 “논술로 중상위권 대학에 합격하려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게 중요하다”며 “2개 영역 2등급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게 겨울방학의 과제”라고 말했다. 현재 최양은 외국어 영역 말고는 안정적으로 2등급 안에 드는 게 없다.


내신 4등급 학생에게

“정시 노리다 낭패…적성검사 보는 수시 지원을”

최현정(18·가명)양은 1학년과 2학년을 통틀어 내신 평균 등급이 4.32등급이다. 지난해 11월 수능 모의고사 성적은 언어 2등급, 수리 4등급, 외국어 3등급, 과탐 4등급 정도다. 수험생들 가운데 층이 가장 두터운 중하위권 학생이다. 양 교사는 “전국 어느 학교에나 이 수준의 학생들이 가장 많을 것”이라며 “이 정도 성적으로 수도권의 4년제 대학에 지원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제일 먼저 양 교사는 최양이 정시보다 수시 모집에 지원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내신 성적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 최양은 상담 첫머리에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해서 정시로 가겠다”고 말했다. 양 교사는 “내신이 나쁠수록 일반계고교 학생들은 수시로 가야한다”며 “올해 정시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뿐만 아니라 특히 이 성적대의 자연계는 인문계에서 자연계로 교차지원하는 학생들 때문에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양 교사는 내신 4~5등급대 학생들이 수도권 4년제 대학에 갈 수 있는 방법으로 수시 모집에서 적성검사를 보는 대학을 추천했다. 지난해 명덕여고에서는 내신과 수능이 4~5등급에 머문 학생들이 적성검사를 통해 가톨릭대, 가천의과학대, 경기대, 경원대, 한성대 등에 합격했다. 이들 대학은 대개 적성검사를 40%이상 반영하며 가천의과학대는 70%까지 반영한다. “지난해 여름방학에 4년제 대학에 갈 수 없는 학생들로 적성검사 대비반을 꾸려 체계적으로 대비를 시켰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올해는 3월 모의고사를 본 뒤 대비반을 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 교사는 최양한테도 적성검사를 권했다. 그는 “수능 성적이 더 좋아져도 적성검사를 통해서 갈 수 있는 대학 이상 가기는 힘들 것 같다”며 “겨울방학 동안에는 최선을 다해 수능 공부를 하고 3월 모의고사 결과를 본 뒤 적성검사 쪽으로 결정을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적성검사는 수학과 연관돼 있어 최양처럼 자연계에서 수리 영역 백분위 점수가 상위 70%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적성검사에 유리하다.

진명선기자 ed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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