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
[난이도 수준-중2~고1] 82. 장면의 상상력
83. 작품 속의 인물과 심리
84. 문학적 상징의 의미 ※ 다음 밑줄 그은 부분에 드러난 인물의 심리를 잘못 파악한 것은? 영달이는 시무룩해져서 역사(驛舍) 밖을 멍하니 내다보았다. 백화는 뭔가 쑤군대고 있는 ㉠두 사내를 불안한 듯이 지켜보고 있었다. 영달이가 말했다. “어디 능력이 있어야죠.”
“삼포엘 같이 가실라우?” “어쨌든….” 영달이가 뒷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오백 원짜리 두 장을 꺼냈다. “저 여잘 보냅시다.” 영달이는 표를 사고 삼립 빵 두 개와 찐 달걀을 샀다. 백화에게 그는 말했다. “우린 뒤차를 탈 텐데…. 잘 가슈.” 영달이가 내민 것들을 받아 쥔 ㉢백화의 눈이 붉게 충혈되었다. 그 여자는 더듬거리며 물었다. “아무도 안 가나요?” “우린 삼포루 갑니다. 거긴 내 고향이오.” ㉣영달이 대신 정씨가 말했다. 사람들이 개찰구로 나가고 있었다. 백화가 보퉁이를 들고 일어섰다. “정말, 잊어버리지… 않을게요.” 백화는 개찰구로 가다가 다시 돌아왔다. 돌아온 백화는 눈이 젖은 채로 웃고 있었다. ㉤“내 이름은 백화가 아니에요. 본명은요…이점례예요.” -황석영, ‘삼포가는 길’에서 ① ㉠ : 두 사람과 헤어질 시간이 가까웠음을 알게 되었으므로 불안감을 느낀다. ② ㉡ : 소중하게 간직했던 돈일지라도 백화를 위해 무엇인가를 사고자 한다. ③ ㉢ : 영달이와 정씨의 정을 깨닫게 되어 눈이 충혈되었다. ④ ㉣ : 백화와 헤어지게 된 것을 아쉬워하는 영달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다. ⑤ ㉤ : 자신의 이름을 밝힘으로써 훗날 영달이와 정씨를 만나고 싶어 함을 드러낸다. 문학 작품을 감상할 때에는 작품 속의 인물과 공감해 읽는다. ‘삼포 가는 길’은 술집 여자로 쫓기는 백화와 교도소에서 출감한 지 얼마 안 되는 정씨, 그리고 영달이가 함께 겪는 이야기이다. 백화가 잡히지 않도록 눈길을 헤치며 역까지 도달한 세 사람이 헤어지는 순간을 그려낸 장면에서, 백화는 영달이와 정씨가 자신에게 얼마나 따뜻했던 사람인지를 깨닫고 있으며, 그런 백화와 헤어짐을 몹시 아쉬워하는 영달이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의 불안감은 ‘아무도 안 가나요?’라는 백화의 말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헤어짐에 대한 불안감이며, ㉡의 행동은 영달이의 아쉬움을 드러낸 것이다. ㉢은 ㉡에 대한 반응이며 두 사람의 심리를 알고 있는 정씨는 영달이 대신 ㉣과 같이 말한다. ㉤에 드러난 심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진실을 말한 적이 없는 백화가 자신의 본명을 두 사람에게 알림으로써 심리적인 공감대를 이루고 있음을 드러낸다. ※ ‘삼포 가는 길’에서 백화가 떠난 뒤 영달이의 심리와 정씨의 처지가 동일한 입장이 된다고 가정할 때, 고향을 찾아가는 정씨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을지 추론해 보자. 허재영 단국대 교양학부 교수 hjy4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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