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 공무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외국어고·국제고 개편 최종안 발표 도중 답변 관련 자료를 뒤적이고 있다. 교과부는 올 하반기 실시되는 2011학년도 외고·국제고 입시에서는 영어내신과 면접으로 신입생을 뽑는다고 발표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외고 등 특목고 입시안 확정
입학사정관제 강화…영어듣기·구술면접 폐지
“독서·봉사활동 반영으로 새로운 사교육 우려”
입학사정관제 강화…영어듣기·구술면접 폐지
“독서·봉사활동 반영으로 새로운 사교육 우려”
교육과학기술부가 26일 발표한 특수목적고 입시제도 확정안은 외국어고와 국제고 등 특목고 입시에서도 대입과 마찬가지로 입학사정관제 정착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과도한 선행학습을 부추겼던 기존의 외고와 국제고 입시제도를 입학사정관제의 일종인 ‘자기주도 학습전형’으로 대체해 사교육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교과부는 이를 위해 그동안 모든 외고가 실시해 온 영어듣기평가를 없애고, 중학교 내신성적도 영어만 반영하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전 과목 또는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주요 5개 과목 성적을 반영해 왔다. 면접 방식도 교과지식을 묻던 구술면접은 폐지하고 학생들의 학습계획이나 봉사활동 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꾸도록 했다.
교과부는 봉사활동 경력 등을 평가할 때도 사교육을 통해 쌓은 ‘스펙’이 반영되지 않도록 막는다는 방침이다. 특히 과도한 비용이 드는 국외 봉사활동 등은 반드시 규제하기로 했다. 이주호 교과부 1차관은 “학교를 비롯한 공교육의 테두리 안에서 쌓은 스펙만 반영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학교가 자율적으로 하지 못하면 일선 교육청이 강력하게 규제하도록 이중, 삼중의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어만 내신성적에 반영됨에 따라 영어 내신 부풀리기나 영어 과외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은 “영어 내신 부풀리기를 막기 위해 고교 내신 산출방식과 똑같이 엄격한 상대평가로 영어 내신 성적을 산출할 것”이라며 “영어 내신을 위한 사교육이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으나 자기주도 학습전형으로 사교육 유발 효과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입학사정관 특별 연수를 통해 면접의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 일선 교육청별로 입학사정관을 위촉해 각 학교의 입시에 참여하도록 했다.
한편 교과부는 일반고에 진학한 학생들도 영어, 과학 등의 과목에서 수월성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교과부 안에 별도의 고교 선진화팀을 꾸려 일반고에서도 수월성 교육이 이뤄지도록 연구하고 있다”며 “어느 학교에 가더라도 학생들이 잠재력을 키울 수 있다면 외고나 국제고 입시에서 발생하는 근본적인 문제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외고 입시 어떻게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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