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 학습전형은
올해 중3 학생들이 치르는 2011학년도 외고·국제고 입시부터 도입되는 ‘자기주도 학습전형’은 사교육이 개입할 여지를 최소화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라는 게 교육과학기술부의 설명이다.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하는 학교에는 외고, 국제고 외에 자립형사립고, 비평준화 지역의 자율형사립고, 자율학교 등이 포함된다.
자기주도 학습전형은 2단계로 나눠 실시된다. 1단계는 중학교 2·3학년 4개 학기 영어 성적과 출결상황만 본다. 현재 고등학교 내신을 산출하는 방식인 9등급제를 적용하고 등급별로 점수에 차등을 둔다. 1등급이 40점이며, 네 학기 모두 1등급이면 만점인 160점을 얻게 된다. 2단계에서는 1단계 점수와 면접 점수 40점을 합산하는데, 영어 성적과 면접 점수의 반영 비율은 시·도 교육청과의 협의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면접에는 입학사정관이 참여해 자기주도 학습 경험과 봉사·체험활동 경험, 독서활동 등과 관련한 사항을 평가하게 된다. 면접 때는 학습계획서, 교사 추천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면접자료로 활용한다. 학생부는 교과성적을 뺀 비교과 영역만 제출한다. 비교과 영역 가운데서도 경시대회를 비롯한 각종 대회 수상 경력이나 공인영어성적 등을 기록한 항목은 삭제된다. 대신 학생부에 ‘독서활동 상황’ 항목을 추가해 면접 때 독서 경험도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부에서 빠진 대회 수상 실적 및 인증시험 결과는 학생들이 작성하는 학습계획서에도 언급할 수 없다. 정제영 교과부 학교제도기획과 사무관은 “학습계획서 유의사항에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말도록 했기 때문에 이를 어기면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부터 외고가 학과별 모집을 실시하면서 학습계획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학과별 모집은 대학 입시처럼 학생이 원하는 학과를 골라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는 학생이 1~3지망을 정하면 학교가 성적순으로 학생을 학과에 배정했다. 정제영 사무관은 “학습계획서의 지원동기를 보면 왜 우리 학교를 지원했는지가 아니라 왜 우리 학과를 지원했는지를 묻는데 프랑스어, 독일어, 일어 등 전공 선택의 계기를 뚜렷하게 밝혀야 한다”며 “지금까지 무조건 외고에만 가려고 했던 학생들은 입학사정관이 참여하는 자기주도 학습전형에서 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외고나 국제고 등이 그동안 실시하던 내신우수자, 전공어특기자 등의 특별전형은 모두 없어지고 자기주도 학습전형과 사회배려대상자전형으로 단일화된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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