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27곳, 2008년 적립금 수십억~수천억 늘어
“등록금 인상액, 교육 질 높이는데 안쓴 증거” 비판
“등록금 인상액, 교육 질 높이는데 안쓴 증거” 비판
서울의 사립대학 35곳 중 27곳이 2008년 한해 등록금을 올려 수십억~수천억원 더 많은 적립금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영희 민주당 의원이 9일 사학진흥재단에서 받은 ‘서울 지역 4년제 대학의 2008년 운영수입과 이월적립금 현황’을 <한겨레>가 분석한 결과다. 재정 여력이 있는데도 등록금을 과도하게 올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년인 2007년에 견줘 적립금 증가액이 가장 많은 학교는 연세대로 무려 1426억5645만3000원에 이르렀다. 이 학교는 등록금 총액도 3102억원(2007년)에서 3371억원(2008년)으로 전년보다 약 269억원이 늘어 서울에서 증가액이 가장 높았다. 적립금 증가액은 등록금 인상액보다 1157억5907만6000원이 더 많았다. 연세대는 기부금 수입 또한 481억3563만5000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른 재원이 풍부한데도 등록금까지 올려 적립금을 많이 쌓아뒀다는 얘기다. 연세대는 올해에도 등록금을 2.6% 올렸다. 그다음으로 적립금이 많이 늘어난 학교는 홍익대로 649억8864만6000원이 늘었다. 이 학교의 등록금 총인상액은 167억7596만4000원이었는데, 이는 서울에서 8번째로 높은 수치다. 홍익대는 올해에도 등록금을 2.8% 인상했다. 고려대와 이화여대는 적립금 증가액이 각각 411억8668만3000원, 397억4897만6000원으로 3·4위를 차지했다. 이대는 2008년 기준 1인당 평균 등록금이 879만2000원으로 전국 1위다. 고대는 기부금 수입(352억7741만7000원)이 연세대에 이어 2번째로 많고 1인당 평균 등록금이 814만8000원으로 7번째로 높다. 두 학교는 2010년 등록금을 동결했다. 적립금에서 연구기금, 건축비, 장학기금 등의 사용액을 뺀 적립금 순증액이 전년에 견줘 가장 많은 학교는 홍익대로 596억9571만원이었고, 그다음엔 연세대(467억4964만원), 이화여대(327억3717만원), 고려대(313억1741만원), 동국대(248억570만원), 동덕여대(239억3621만원) 차례였다. 적립금이 전년보다 감소한 학교는 그리스도대·서울기독대·가톨릭대·한양대·서울여대·숭실대 등 6곳에 그쳤다. 최영희 의원은 “학생들로부터 돈을 많이 거두면서 쌓아둔 돈이 늘어간다는 것은 등록금 인상이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라며 “등록금 인상액의 일정액만 적립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적립금 사용 내역을 공개하도록 제도적 보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세대 관계자는 “등록금은 일반회계에 따라 학교 운영과 관련된 곳에 쓰이는 반면 적립금은 장학기금·건축기금 등 특수 목적용으로 일시에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는 것”이라며 “등록금과 적립금은 용도가 달라 서로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권오성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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