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중3, 국·영·수 ‘보통학력 이상’ 비율 전국1위
대구 수성구도 상위권…교과부, 초중고 성적공개
대구 수성구도 상위권…교과부, 초중고 성적공개
지난해 실시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에서 중학교 3학년 학생들 가운데 ‘보통학력 이상’에 해당하는 비율을 비교해 보니, 서울 강남 지역이 국어·영어·수학 모두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등 대체로 사교육이 성행하는 지역일수록 성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10월 전국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치른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3일 공개했다. 교과부가 밝힌 정보는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다섯 과목을 ‘보통학력 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 3개 등급으로 평가한 것이다. 고1은 16개 시·도 교육청별로, 초6·중3은 전국 180개 지역 교육청별로 자료가 공개됐다.
교과부 자료를 보면, 중3에서는 서울 강남교육청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국어(80.7%)·영어(88.4%)·수학(76.6%) 세 과목에서 전국 180개 지역 교육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를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과 견주어 보면, 수학은 3배 이상, 영어와 국어는 각각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강남교육청은 초등학교 6학년 평가에서도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영어(95.5% ) 1위, 수학(94.8%) 3위를 차지했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가 있는 대구 동부교육청도 중3 학생의 국어·영어·수학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각각 5위, 2위, 3위를 기록했다. 대전의 중산층 밀집 지역인 서구가 포함된 서부교육청도 각각 9위, 5위, 4위를 차지했다.
학생들의 성적을 2008년 평가와 견주어 보면 전반적으로 학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초6이 2.3%에서 1.6%로, 중3은 10.2%에서 7.2%로, 고1은 8.9%에서 5.9%로 줄었다. 반면 보통학력 이상 학생 비율은 초6이 79.3%에서 82.5%, 중3은 57.6%에서 63.7%, 고1은 57.3%에서 63.0%로 높아졌다.
이주호 교과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지난해 처음 공개함으로써 시·도 교육청과 학교, 교사의 책무성이 강화돼 함께 노력한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엄민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학력이 높아진 곳은 대부분 지난해 일제고사에 대비해 초등학생까지 강제 보충수업과 야간 자율학습을 시킨 지역”이라며 “성적 향상은 결국 일제고사 대비 문제집 풀이와 모의고사 실시 등 교육과정을 파행 운영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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