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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옥천·양구, 쥐어짠 ‘전국 1등’

등록 2010-03-03 20:52

초6 국·사·과, 수학서 각각 보통이상 최다
모의고사 문제풀이 반복·보충수업 결과
교육과학기술부가 3일 공개한 2009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면 충북 지역의 성과가 단연 눈길을 끈다.

충북은 초6(0.9%)과 중3(4.7%)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이는 2008년에 치른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견줬을 때 초6은 1.8%포인트, 중3은 5.3%포인트 준 것으로, 전국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이날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충북도교육청을 ‘학력 우수 교육청’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이런 결과를 두고 충북 지역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일제고사 대비 수업으로 학교교육을 파행으로 몰고간 대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지난해 6학년들은 예·체능 시간은 물론 여름방학에도 학교에 나와 문제를 풀어야 했다”며 “교육청으로서는 성과를 내서 기쁘겠지만, 학생들은 일제고사에 대비하느라 진도도 못나간 채 학교를 졸업했다”고 말했다.

특히 충북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낸 옥천 지역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이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지난해 옥천교육청은 일제고사에 대비해 독자적으로 6~7차례나 모의고사를 치렀다”며 “올해도 6학년이 되는 아이들은 봄방학 때부터 이미 학교에 불려나와 문제풀이 수업을 했고, 개학한 뒤부터는 오후 5시까지 보충수업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교과부가 충북과 함께 우수 교육청으로 꼽은 강원 지역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온다. 강원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양구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부진아라는 이유로 밤 10시까지 학교에 붙잡아 놓고 반복적인 문제풀이 학습을 시켰으니 당연한 결과”라며 “6학년 담임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진도는 빨리 나가고 문제풀이 수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배희철 전교조 강원지부 정책실장은 “지난해 10월 일제고사가 끝난 뒤 한장수 강원도교육감은 2010년 일제고사 대비 계획을 세운다면서 5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도 차원의 일제고사를 또 치렀다”며 “이러고도 전국에서 1등을 못하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복적인 문제풀이 수업을 하면 일제고사 성적이 오르는 것은 시험의 성격 때문이다. 신은희 전교조 초등교육과정분과장은 “학업성취도 평가 문항을 분석해 보니, 심화 지식이나 종합적인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는 하나도 없고 단순 지식을 암기하면 누구나 풀 수 있는 문제였다”며 “연습만 하면 누구나 유형을 익혀서 실력과 무관하게 풀 수 있는 시험이 되는 바람에 학생의 진짜 학력을 정확하게 측정한다는 원래 취지가 퇴색해버렸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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