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지역별 학력격차 여전…수준차 해소 정책 실패

등록 2010-03-03 21:44수정 2010-03-03 22:48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가 치러진 지난해 10월13일 서울 동대문구 신당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왼쪽 사진)과 여의도여고 1학년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이종근 김태형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가 치러진 지난해 10월13일 서울 동대문구 신당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왼쪽 사진)과 여의도여고 1학년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이종근 김태형 기자 root2@hani.co.kr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지난해와 비교해보니




교육과학기술부가 3일 공개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면 전반적으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줄어드는 등 학력은 다소 향상됐으나 지역별 격차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과 대전 서구, 대구 수성구 등 이른바 ‘사교육 특구’로 불리는 지역에서 보통학력 이상 학생 비율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특히 선행학습 등 사교육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영어·수학에서 학력 차이가 더욱 컸다.


지역교육청별 5개 과목 보통학력 이상 학생 비율
지역교육청별 5개 과목 보통학력 이상 학생 비율
■ 지역별 격차 뚜렷 이날 성적이 공개된 2009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초·중·고교 모두 2008년에 견줘 모든 교과에서 줄어든 반면,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초6 국어와 고1 사회를 빼고는 모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전북의 한 군 지역 초6의 영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7%에 이르는 등 미달자가 매우 많은 반면, 강원 양구는 미달 비율이 영어와 수학에서 0%를 기록하는 등 지역 격차가 매우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과 대전, 대구 등 대도시 안에서도 사교육 발달 여부와 경제적 수준에 따라 성적 격차가 뚜렷했다. 서울의 경우, 강남(서초·강남구)을 비롯해 사교육 밀집 지역인 목동과 중계동이 있는 강서·북부 교육청의 성적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6 국어는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강남은 1.2%에 불과했지만 상대적으로 낙후한 지역인 남부는 2.7%, 동부는 3% 등으로 큰 격차를 보였고, 수학도 강남·강서·북부는 각각 0.6%, 1.1%, 1.1%였지만 동부와 중부는 1.9%와 1.7%였다.

중3 영어의 경우, 강남·강서·북부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각각 2%, 5.7%, 4.4%인 반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지역은 9.5%로 강남의 5배에 육박했다. 이런 현상은 2008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강남 지역의 중3 영어 성적은 보통학력 이상이 84.6%로 1위였고, 서울에서 가장 낮은 지역과는 30%포인트 이상 격차를 보인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 1년 동안 실시한 교육격차 해소 정책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강남구청이 작성한 ‘2009 사회통계조사 보고서’를 보면, 강남의 일반적인 가정은 월평균 480만원을 벌어 자녀 교육비로 한 달에 약 130만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서울 지역 평균 사교육비의 3배가 넘는 규모다.

‘대전의 8학군’이라 불리는 둔산 신도시가 포함된 대전 서부교육청과, ‘대구의 강남’인 수성구가 있는 대구 동부교육청은 중3의 영어·수학 성적이 전국 상위권에 들었지만, 다른 지역은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등 학력 격차가 컸다.


2009년 고1 기초학력미달 학생비율
2009년 고1 기초학력미달 학생비율
■ 서울 2년 연속 바닥권 서울의 성적은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최하위권이었다. 서울은 중3·고1의 경우 국어·영어·수학·과학·사회 등 모든 시험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국어·영어·수학·과학·사회의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은 중3이 각각 6.1%, 5.4%, 12.5%, 10.2%, 10.6%로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었고, 고3은 3.7%, 5.1%, 8.3%, 14.2%, 15.2%로 모든 과목에서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이처럼 서울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모든 과목에 걸쳐 높게 나타나고 지역별 격차도 여전한 것은 상위권 학생들에 초점이 맞춰진 정책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현재 영재교육 대상 학생과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 대한 시교육청의 지원 비율이 최대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 도·농 격차 여전히 심각 도시와 농촌의 학력 차이도 여전했다. 초6 영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높은 20곳 가운데 11곳은 군 지역, 8곳은 도·농복합형 중소도시였다. 수학의 경우 20곳 가운데 군 지역이 16곳, 도·농복합 도시는 4곳이었다.

특히 전북과 전남에는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대부분의 과목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한 군 지역이 있어, 이들 지역에 대한 재정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명신 함께하는 교육 시민모임 공동대표는 “경제적 배경과 사교육 정도가 학력 수준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며 “정부가 농촌 지역에 좀더 많은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