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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습법 무작정 따라하단 ‘공부의 노예’돼

등록 2010-03-07 15:26

학습법을 성급하게 선택하기 전에 학습 원리를 깨친 뒤 자신에게 부족한 학습의 기초체력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사진은 한국방송(KBS)에서 방영했던 <공부의 신>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학습법을 성급하게 선택하기 전에 학습 원리를 깨친 뒤 자신에게 부족한 학습의 기초체력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사진은 한국방송(KBS)에서 방영했던 <공부의 신>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공부습관 스스로 점검해 단점 개선해야
자신에게 맞는 방법 찾아야 의욕도 커져
최근 한 방송사에서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해서 만든 공부법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교육열이 높은 만큼 효과적인 학습법에 대한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새학기를 맞아 그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공부의 ○>, <초등 ○○○ 공부법>, <○○○ 학습법>, <기적의 ○○○ 공부법> 등 공부법 책들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런데 학습법 전문가들은, 자신한테 맞는 학습법을 찾아 적용하려는 모습은 바람직하지만 원리를 무시한 채 무작정 따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서상훈 한국학습법센터 원장은 “학습방법은 학습원리를 알고, 자신의 학습성향에 맞춰 활용해야 한다”며 야구선수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미국의 프로야구 선수들은 덩치가 크기 때문에 아래에서 위로 올려치는 타법을 많이 쓴다. 그런데 그렇게 치는 선수들의 타율이 높다고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우리나라 선수들이 무작정 따라하다간 삼진아웃당하기 십상이다. 직구, 커브, 슬라이더와 같은 공의 성질(학습 환경, 과목의 특성)을 알고, 어떤 방식으로 힘을 모아 치는 것(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이 효과적인지 원리(학습 원리)를 알고 난 뒤 따라해야 한다.”

<공부방법을 알면 성적이 보인다>를 쓴 신붕섭 나사렛대 교수는 “성공담과 사례는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학습법을 무리하게 좇다간 학습동기나 욕구가 없고 학습습관이 잡히지 않은 아이들한테는 짐이 된다”고 지적했다. 학습방법을 따라하기에 앞서 학습동기와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학습습관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는 뜻이다. 서 원장 역시 이 점을 강조했는데, “기술을 익히기에 앞서 기초체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학습동기, 이해력, 집중력, 시간관리, 암기력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야구선수가 어떤 방법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는가 하는 것을 보기 전에 자신에게 부족한 근육을 먼저 점검하고, 필요한 근육을 어떤 방식으로 발달시켰는가 하는 것을 알아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덧붙였다.

실제 상위권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자신만의 학습법을 찾기 전에 철저한 자기점검이 앞섰다. 이비에스(EBS) 교육방송에서 방영하고 있는 ‘공부의 왕도’ 9회에서 이호준(서울대 물리천문학부2)군은 “공부하는 데 중요한 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시간관리가 제일 중요하다”며 “주어진 시간은 한정돼 있는데, 그 시간을 내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군은 예비고3 때 공부의 기초체력 가운데 ‘시간관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경우다. 이군은 자신을 철저하게 분석하는 것이 시간관리의 첫 단추라고 생각하고,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의 총량을 구한 뒤 수업시간과 자습시간처럼 고정적으로 써야 하는 시간과 자투리 시간을 분 단위로 기록했다고 한다. 23회 방송에서 오지혜(연세대 교육학과1)양은 “그냥 읽고 문제만 풀 때는 많이 틀리고 뭐가 뭔지 몰랐는데, 쓰면서 공부하니까 제대로 이해하고 기억도 오래 유지해 덜 틀리게 됐다”고 말했다. 오양은 깜지(흰 종이에 글씨를 빽빽이 써 넣어 흰 공간이 보이지 않도록 글을 쓰는 것)를 써서 ‘이해력’과 ‘암기력’을 높인 경우다. 오양은 10개월 사이에 무려 100권이 넘게 깜지노트를 썼다.

하지만 중학생들은 자신의 학습법의 강점과 약점을 잘 파악하지 못한다. 이럴 땐 부모의 구실이 중요하다. 서 원장은 “아이의 성격과 학습상황은 부모가 가장 잘 알고 있다”며 “부족한 학습의 기초체력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적합한 학습법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신붕섭 교수도 이 점에 동의했는데, “부모가 먼저 학습법을 읽고 따라해본 뒤 장단점을 파악해서 아이한테 적용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글을 읽을 때 ‘밑줄긋기’가 효과적이란 내용을 읽었다면 부모가 먼저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그어보고 장단점을 파악한 뒤 아이에게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신 교수는 “이때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을 유심히 살펴보고 아이가 효과적으로 익히는 방법이 있다면 더욱 발전시켜줘야 한다”며 “한 번 해서 잘되는 것을 경험한 아이들은 그것이 학습동기가 돼서 스스로 학습법을 찾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지현 1318클래스 과학과 대표강사도 중학생 때가 자신한테 맞는 학습법을 찾는 가장 좋은 시기라고 지적한다. “중학생은 고등학생과 달리 학습부담이 덜해 다양한 학습법을 시도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며 “성적에만 너무 목매지 말고 자신이 해볼 수 있는 공부법을 모두 시도하면서 학습법을 찾는 데 힘을 써야 앞으로 더 어렵고 복잡한 공부를 하는 힘이 커진다”고 했다.

정종법 기자 mizzle@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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