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특성화고, 입학사정관제 강점”

지리산고 박해성(55) 교장

지리산고 박해성 교장

‘대안교육 특성화고’는 흔히 알고 있는 ‘대안학교’와는 다르다. 대안교육 특성화고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76조와 91조에 의해 특성화학교로 선정된 ‘정규 고등학교’다. 대안교육 특성화고는 또 자율학교로도 지정돼 국민공통 기본교육과정은 35% 범위 안에서, 선택중심 교육과정은 100% 자율운영이 가능하다. 현재 전국에 21개 대안교육 특성화고가 있다. 경기도에 있는 대명고를 제외하곤 모두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한다. 지난 4일 대안교육 특성화고 가운데 하나인 지리산고 박해성(55·사진) 교장을 전화로 인터뷰했다.

학교는 언제 인가를 받았나?

“2002년 후원자를 모집하기 시작해, 2003년 10월 인가를 받아 설립했다. 당시 800여분의 후원자들이 매월 1만~2만원씩 꾸준히 후원해주신 걸로 학교를 운영해 왔다. 그러다 2007년부터 경남교육청이 교사 월급 등을 지원하기 시작하자 후원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다행히 지난해 언론에 많이 알려지면서 후원하시는 분들이 늘었다. 현재 600여분의 후원자들이 학생들 기숙사비와 급식비, 수업료 등을 지원해 주고 계신다.”

학교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오랫동안 교직에 계셨던 아버지께서 1966년부터 4년간 경남 산청군 가랑잎초등학교 교장을 하셨다. 그때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진학을 못하는 제자들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 싸리 빗자루를 만들어 팔곤 하셨다. 이후 회사에 취직한 제자들이 아버지를 찾아와 울며 감사하는 모습을 보고,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교사가 돼야겠다고 맘먹었다. 이후 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게 됐다.”

지난해 잠비아 출신 카마숨바군의 서울대 합격으로 유명해졌다. 그 이후 학교의 변화는?

“입학 문의가 갑자기 많아졌다. 그런데 학교가 이들을 다 받아주지 못해 맘이 아팠다. 한 학급을 증설하려면 1000만원 이상 필요한데 아직 그럴 여건이 안 된다. 대신 2~3학년 학생들에게 이번에 우리 학교에 들어오지 못한 학교 주변 지역 학생들의 멘토가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학생들이 흔쾌히 받아들인 것을 보고 기뻤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명문대 입학’은 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의 꿈이다. 이에 대한 지리산고의 ‘대안’은?

“역사상 위대한 인물들은 모두 어려움을 극복한 사람들이다. 지리산고 학생들은 ‘온실 속의 화초’가 아닌, 여러 어려움을 딛고 이겨낸 들꽃 같은 학생들이다. 현재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를 적극 도입하려는 게 창의력과 잠재력이 있는 학생들을 뽑겠다는 게 아닌가? 자연을 벗하며 심성을 가꿔온 지리산고 학생들이야말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조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