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 진로직업교육과 김영곤 과장
교과부 김영곤 과장
1960년대 상고와 공고는 사회에 필요한 인재들을 제때 공급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했다. 상고생들은 대부분 졸업하자마자 은행이나 일반 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공고생들 또한 제조업 회사에 들어가 70년대 중화학공업의 부흥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사회구조가 바뀌고, ‘고학력 인플레’가 심해지면서 전문계 고교의 입지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위기를 맞은 전문계 고교들은 새로운 사회 변화에 발맞춰 몸집을 줄이고, 체질을 바꿔가고 있다. 전문계고가 예전의 인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지난 3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진로직업교육과 김영곤(42·사진) 과장을 만나 전문계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물어봤다.
올해 처음으로 21개 마이스터고가 문을 열었다. 지난해 3.55: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개교 첫해 큰 인기를 끌었다. 비결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가장 큰 장점은 졸업 후 취업을 보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학비가 전액 면제되고, 쾌적한 기숙사를 제공하며, 학급당 20명 안팎으로 구성된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이번 마이스터고에 입학한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진학을 결정하기까지 신중을 기했음을 알 수 있다. 예전과 다르게 중학교 교사 추천만으로 학교를 결정하지 않고, 진학할 학교를 먼저 방문해 담당 교사들과 면담한 뒤 확신을 가진 다음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 부모 손에 이끌려 진학하기보다, 학생들 스스로 신념을 갖고 부모들을 설득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마이스터고로 인해 자칫 전문계고에도 ‘마이스터고-전문계 특목고-전문계 특성화고-일반 전문계고’ 등의 서열이 생기는 건 아닌가? 마이스터고 이외의 전문계고들의 특장점은 무언가?
“마이스터고는 취업에 중점을 둔 선도 모델일 뿐이다. 마이스터고는 2012년까지 50개로 확대 운영한 뒤 성공 모델 중심으로 다른 전문계고에도 확산하려 한다. 교과부의 전문계고 정책의 기본 방향은 ‘모든 전문계고의 특성화’다. 현재 전문계고는 약 700개에 이른다. 단계적으로 전문계고의 규모를 줄여가며 현장에 필요한 기술인력을 제때에 공급할 수 있도록 체질을 바꿔갈 예정이다.”
전문계고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예전의 인기를 다시 누릴 수 있을 거라 보나?
“현재 상당수의 제조업 기술자들이 퇴직을 앞두고 있다. 조만간 현장 기술인력의 수요가 늘어날 거라 본다. 여기서 ‘현장 기술인력’은 단순 기능인력을 뜻하는 게 아니다.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서 기술지도와 현장 관리·감독 등도 가능한 인력을 가리킨다. 기술인력 구조로 보면 ‘허리’에 해당한다. 특성화된 전문계고들은 이들 수요를 충분히 감당해 내리라 본다.”
조동영 기자
전국에서 지원 가능한 시도별 고등학교들
조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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