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들이 신입생을 확보 못해 어려움을 겪고있는 가운데 충북의 모 대학교가 시험조차 치르지 않는 학생들에게 좋은 학점을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학위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번 학기 이 대학에서 교양과목을 강의했던 강사 김모씨는 얼마전 이 대학 모교수에게서 10여명의 학생 명단과 함께 `취업이 된 학생들이니 별도로 학점을 관리해달라'는 요구가 담긴 이 메일을 받았다.
시험이든 리포트든 성적을 산출할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그는 교무과 직원에게 이같은 성적 처리가 가능한 지를 물었다가 더욱 황당한 대답을 들었다.
"만학도나 취업생들에게는 B학점 이상을 준다"며 "학칙에도 그런 규정이 있다"고 했던 것. 몇 해 째 대학 강단에 섰지만 이런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던 터라 그는 재차 교육인적자원부에 물어본 뒤 "그런 규정이 어디 있느냐. 어느 대학인지 밝혀주면 감사에 나서겠다"는 답변을 듣고서야 이 학교의 성적 처리가 비정상적인 것임을 확인했다.
자신이 맡았던 과목의 수강생 100여명 가운데 40여명이 개강 이후 한 번도 출석하지 않고 `배짱'을 부렸던 이유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 이들 불출석 학생 대부분이 40대 이상의 직장인들로 지난 학기에도 제대로수업에 참여하지 않고도 대부분 A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생은 "입학하고 2년 넘도록 얼굴 한 번 못본 학생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강사 김씨는 "꼬박 꼬박 출석하고 시험을 본 학생들은 성적에 따라 C나 D도 받는 데 출석 한 번 안하고 만학도니 취업생이니 하는 이유로 좋은 학점을 챙긴다는게 말이 되느냐"며 "이 학교에서는 오래된 관행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로 이 학교 강의를 못 맡게 되겠지만 교단에 서는 사람의 양심으로는 도저히 눈감고 지켜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칙에 그런 규정이 있을 수도, 있다고도 말하지 않았다"며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배려하기는 하지만 무조건 학점을 주라는 식의 요구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그는 "이번 일로 이 학교 강의를 못 맡게 되겠지만 교단에 서는 사람의 양심으로는 도저히 눈감고 지켜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칙에 그런 규정이 있을 수도, 있다고도 말하지 않았다"며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배려하기는 하지만 무조건 학점을 주라는 식의 요구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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