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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세종인에게 세종대 돌려주겠다”

등록 2005-06-09 17:43

세종대 새 이사장 취임한 김호진 사학분쟁조정위원장

“세종인에게 세종대학을 돌려주겠다.”

8일 세종대 새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호진(66)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은 짧으면서도 분명한 어조로 취임 소감을 밝혔다. 1999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에 이어 2000년부터 이듬해까지 노동부 장관을 맡기도 했던 그는 2003년부터 교육부 자문기구인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초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법인 이사장의 비리 의혹 등으로 학내 분규가 끊이지 않던 세종대는 지난해 교육부 감사를 통해 부당하게 지출된 교비 113억원의 반환과 함께 법인 사무총장과 대학 재무처장의 해임, 총장 등에 대한 징계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세종대는 교비 반환을 이행하지 않았고, 결국 교육부는 지난달 주명건 이사장 등 임원 7명을 해임하고 김 신임 이사장 등 7명의 임시이사를 파견했다.

‘큰 틀’에서 사학분쟁을 다루던 자리에 있다가 ‘실무’를 맡게 된 것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그는 “노사정위원회나 노동부 장관을 하면서 쌓은 분쟁조정 경험이 사학분쟁 조정업무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게다가 대학 강단에만 30여 년 동안 있었기 때문에 대학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 갈등을 해결하는 노하우도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교육통’이다. 경북 문경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며 교육계에 들어선 그는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로 강단을 지키다 지난해 정년퇴임했다. 그런 탓인지 교육의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할 대학들의 후진성을 지적할 때는 말에 힘이 들어갔다. “우리나라에서 개혁이 가장 안 된 분야가 바로 교육입니다. 특히 분규를 겪고 있는 일부 대학의 학교 운영을 보면 ‘전근대적’, ‘봉건적’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습니다. 황제식 지배구조인 셈이죠.”

그는 과거 1인 지배구조가 낳은 부작용을 청산해 세종대를 민주대학으로 거듭나게 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하지만 학사운영에는 가급적 개입을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모든 일은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처리할 것입니다. 지원자 역할로 한발 짝 떨어져 있을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는 “임시이사가 나가있는 대학이 현상에 안주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사명감을 가지고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2001년 <지식혁명시대의 교육과 대학>이라는 책을 펴내 대학교육 개혁에 대한 밑그림을 제시하기도 했던 그는 “대학을 사유재산처럼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며 “이제는 대학도 공공재로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오랜 분규로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 생긴 불신이 부담도 되지만 임기 안에 세종대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21세기에 걸맞은 대학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그는 세종대의 개혁을 정부가 추진하는 대학개혁의 ‘시금석’으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글·사진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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