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학생·교사 쥐어짤 것”
서울시교육청이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 결과를 학교장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성적 조작과 문제풀이 위주의 교육 등 일제고사의 폐해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2일 ‘서울교육 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올해부터 해마다 7월 치르는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학교장 경영능력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학업성취도 평가 반영 비율을 10%로 할지, 더 높일지는 좀더 논의해서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시교육청은 현재 세 단계로만 공개되는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점수로도 비교해 학력 부진 학교를 걸러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육발전종합대책팀 이경균 팀장은 “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해 서울시 전체 평균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점수가 평균 이하인 학교에 대한 학력 향상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 “일제고사 결과를 학교장 평가에 반영할 경우 학교장들이 살아남기 위해 물불 안 가리고 학생과 교사들을 쥐어짜게 될 것”이라며 “획일적인 문제풀이식 수업과 경쟁만능주의 교육이 더욱 기승을 부려 학교는 학원화하고 창의성이나 인성교육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시교육청은 교육비리를 막기 위해 올해부터 모든 공립학교에 대해 초빙형 교장공모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홍인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현재 초빙형 교장공모제 절차를 보면 학교운영위원회에서 3배수를 추천하는데 학운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전직 교장”이라며 “공모에 응하는 교장들은 전직 교장을 찾아 청탁을 하게 될 것이고 결국 공모제는 후임 교장을 결정하는 전직 교장의 권한을 강화시켜 또다른 비리의 온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초빙형은 교장 자격증이 있는 교원만 지원할 수 있어 인사비리의 원인인 과도한 승진경쟁을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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