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원 하나고 교수학습실장
올해부터 고입서 도입…서류·면접으로 선발
“리더십 평가할 땐 회장·부회장 경력 있어도
교사추천서·학생부에 사례 있어야 점수 줘”
“리더십 평가할 땐 회장·부회장 경력 있어도
교사추천서·학생부에 사례 있어야 점수 줘”
대입은 물론 고교 입시에서도 ‘입학사정관제’ 열풍이 불고 있다. 대학들은 2011학년도 대학 신입생 가운데 약 10%를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선발한다. 외고, 국제고, 과학고, 자사고 등 학생 선발권을 가진 고등학교들도 입학사정관제 입학 전형을 전면 도입했다. 대입에 입학사정관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건 지난해, 고입은 올해부터다. 도입 기간이 짧아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정보가 부족하니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오해도 많다.
<한겨레>는 지난 24일 지난해 건국대 입학사정관 전형뿐 아니라, 하나고 입학사정관 전형을 선두에서 총괄한 전경원(40·사진) 하나고 교수학습실장을 만났다. 그는 “입학사정관제 도입과 확대로 입시의 무게중심이 ‘진학’에서 ‘진로’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언제, 어떤 계기로 입학사정관이 됐나? “고교 국어 교사로 7년, 고3 담임으로 5년을 보낸 2008년 겨울 즈음이었다. 당시 다산 정약용의 문집을 읽다가 “시대를 아파하지 않는 지식인은 지식인이 아니다”라는 말에 가슴이 탁 막혔다.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학생들을 교실에 붙잡아 두는 내 모습에 회의가 들었다. 마침 교장 선생님의 권유로 1년 넘게 입학사정관제를 공부하고 있었다. 서울시 진학지도교사협의회에 가 연수도 받아보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도전문상담교사단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관련 논문을 쓰신 교수님에게도 직접 전화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도 했다. 입학사정관제를 알면 알수록 기존 점수 위주의 경쟁 시스템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커져갔다. 우리나라 고유의 입학사정관제 모델을 만들 수만 있다면 가능하리라 봤다. 그런데 교사로서 이 일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문에 난 입학사정관제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다.” 주변에서 반대가 심하지 않았나? “건국대 입학사정관제 면접 당시 “정교사 맞냐?”는 질문을 받았다. ‘안정적인’ 교직을 포기하고, ‘7개월 계약직’인 입학사정관에 지원했기 때문이었다. 7개월 이후 재계약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였다. 정부의 지원이 끊기면 입학사정관제 운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집안은 물론이고 교장 선생님도 극구 만류하셨다. 당시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제상황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7개월 동안 대학 입학사정관으로 활동하며 거둔 성과가 있다면? “크게 두 가지를 꼽고 싶다. 첫째는 ‘한국적 입학사정관제’의 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지난해 3월 즈음 다른 대학 입학사정관들과 함께 미국에 연수를 간 적이 있었다. 그때 한 입학사정관이 간담회 자리에서 미국의 한 대학 입학처장에게 “제3자가 학생들이 제출한 서류를 대필했는지 여부를 어떻게 검증하느냐?”고 물어봤다. 입학처장은 처음엔 이 질문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통역관이 한국적 상황을 설명하고 나서야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이는 미국과 한국의 입시문화가 어떻게 다른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신뢰’에 기반한 사회다. 그래서 서류만으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다르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학생들이 제출한 서류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 그래서 도입한 게 1박2일 동안의 ‘심층면접’이다. 여기서 제출 서류의 진위를 살핀다. 더불어 지원자들의 잠재력과 성장가능성도 본다.
둘째는 전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 발족의 산파 구실을 한 거다. 지난해 입학사정관제 도입 초기부터 지금까지 입학사정관의 처우나 권한, 전문성 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입학사정관들이 모여 함께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를 통해 입학사정관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입학사정관들이 ‘학생 선발 전문가’로 인정받길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자립형 사립고 하나고로 자리를 옮겼다. “건국대는 지난해 입학사정관제 운영을 잘해 올해도 입학사정관제 선도 대학이 됐다. 계약을 연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불가피한 상황이 있어 학교를 떠나야 했다. 때마침 하나고가 입학사정관 모집 공고를 냈다. 개교 첫해부터 신입생 전원을 입학사정관제로 뽑게 됐기 때문이다. 운이 좋았다. 건국대에서 쌓은 입학사정관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대입 입학사정관과 고입 입학사정관을 모두 겪어 봤다. 두 전형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입학사정관제의 기본적인 틀인 ‘서류와 면접’만으로 학생을 선발한다는 건 같다.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심에 놓고 평가한다는 것도 비슷하다. 그러나 대학의 경우엔 ‘전공 적합성’에 맞춰 학생들의 서류를 검토하고 학생을 면접한다. 이에 비해 고등학교는 좀더 포괄적으로 학생을 평가한다.” 입학사정관제는 사정관의 주관적 판단이 많이 개입돼 평가의 공정성이나 신뢰성이 낮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건 입학사정관제 시스템을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다수의 평가자, 단계별 평가’라는 2가지 원칙에 기초해 입학사정관제를 운용하고 있다. 단계별로 2인 이상의 입학사정관이 한 학생을 평가하는데 이때 평가자 사이의 평가등급이 2등급 이상 차이가 나면 그 결과는 무효 처리되고 다른 평가자들이 그 학생을 다시 평가하게 된다. 지난해 하나고 입학 전형의 경우 평가 전에 20일 동안 서로의 관점과 기준을 맞추는 훈련을 실시했다. 그리고 격리된 곳에서 한 달 가까이 1500여명의 지원자 서류를 일일이 검토했다. 이때 같은 조 평가자들은 따로 격리해 대화를 나누지 못하게 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순 없지만, 밖에서 보는 것만큼 허술하진 않다.” 입학사정관들은 학생들이 제출한 서류 가운데 어떤 점을 가장 눈여겨보나? “지원 학생의 진로에 대한 진정성, 열정 등을 주요하게 본다. 자신의 비전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하는 게 좋다. 특히 ‘왜’ 그런 비전을 갖게 됐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현학적이고 화려한 수사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와 열정이 글과 말에 드러나야 한다.” 학교생활기록부는 입학사정과정에서 어떻게 활용하나? “학교생활기록부 ‘교과학습발달상황’에는 교과 담당 교사들이 학생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을 적는다. 입학사정관들은 지원 학생들의 전공 적합성을 판단할 때 이를 적극 참조한다. 그러므로 학생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교과담당 교사와 소통할 기회를 자주 갖는 게 좋다. 그러나 아직 학교생활기록부의 내용만으로 학생의 평소 학교생활을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대학이나 고등학교에서 교사 추천서를 요구하는 것이다. 교사 추천서에는 학생의 인상 깊은 사례가 있다면 좋다. 고교 교사 시절 추천서를 써 준 학생이 있었다. 훈민정음을 가르칠 때였는데 그 학생이 갑자기 손을 들고 “한자를 쓰던 선조들이 훈민정음을 만들어 사용하려 한 것은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증표가 아니냐”고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서양사에서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증표 가운데 하나가 언어 사용의 변화라 들었다. 예를 들면 라틴어를 쓰던 중세 유럽인들이 독일어나 이탈리아어 등을 사용하는 경우다. 훈민정음도 그와 유사한 경우가 아니냐”고 답했다. 교사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학생은, 입학사정관들에게도 대부분 그러하다.” 봉사활동이나 독서활동을 기재할 때 주의할 점은? “봉사활동은 지속적이며 유의미해야 한다. 경제학과를 지원한 학생이 은행에서 서류 정리 했다거나, 의학과를 지원한 학생이 병원에서 가운 정리 했다는 식의 봉사활동은 무의미하다. 오히려 ‘은행이나 병원에 아는 분이 있구나’ 등으로 오인받기 십상이다. 또 예전처럼 회장, 부회장 등의 경력을 주요하게 보지 않는다. 리더십 항목이 있는데 이는 학교생활기록부나 교사 추천서에 구체적 사례가 적시되어야 점수를 준다. 독서 또한 양이 아니라 질이 중요하다. 특히 ‘독후감’보다 ‘왜’ 이 책을 읽게 됐는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입학사정관제 도입이 우리나라 교육사회에 미친 영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대입뿐 아니라 고입에서도 ‘진학’에서 ‘진로’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본다. 점수 위주 ‘한 줄 서기’ 경쟁체제가 전공 적합성에 기초한 ‘다양성’ 체제로 옮겨가고 있다. 예전에는 수능 성적이 나오면 그에 맞춰 대학과 학과를 결정했다면, 지금은 자신의 비전과 진로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이에 맞춰 입시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사진 조동영 기자 dycho1973@hanedui.com
언제, 어떤 계기로 입학사정관이 됐나? “고교 국어 교사로 7년, 고3 담임으로 5년을 보낸 2008년 겨울 즈음이었다. 당시 다산 정약용의 문집을 읽다가 “시대를 아파하지 않는 지식인은 지식인이 아니다”라는 말에 가슴이 탁 막혔다.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학생들을 교실에 붙잡아 두는 내 모습에 회의가 들었다. 마침 교장 선생님의 권유로 1년 넘게 입학사정관제를 공부하고 있었다. 서울시 진학지도교사협의회에 가 연수도 받아보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도전문상담교사단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관련 논문을 쓰신 교수님에게도 직접 전화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도 했다. 입학사정관제를 알면 알수록 기존 점수 위주의 경쟁 시스템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커져갔다. 우리나라 고유의 입학사정관제 모델을 만들 수만 있다면 가능하리라 봤다. 그런데 교사로서 이 일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문에 난 입학사정관제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다.” 주변에서 반대가 심하지 않았나? “건국대 입학사정관제 면접 당시 “정교사 맞냐?”는 질문을 받았다. ‘안정적인’ 교직을 포기하고, ‘7개월 계약직’인 입학사정관에 지원했기 때문이었다. 7개월 이후 재계약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였다. 정부의 지원이 끊기면 입학사정관제 운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집안은 물론이고 교장 선생님도 극구 만류하셨다. 당시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제상황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7개월 동안 대학 입학사정관으로 활동하며 거둔 성과가 있다면? “크게 두 가지를 꼽고 싶다. 첫째는 ‘한국적 입학사정관제’의 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지난해 3월 즈음 다른 대학 입학사정관들과 함께 미국에 연수를 간 적이 있었다. 그때 한 입학사정관이 간담회 자리에서 미국의 한 대학 입학처장에게 “제3자가 학생들이 제출한 서류를 대필했는지 여부를 어떻게 검증하느냐?”고 물어봤다. 입학처장은 처음엔 이 질문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통역관이 한국적 상황을 설명하고 나서야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이는 미국과 한국의 입시문화가 어떻게 다른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신뢰’에 기반한 사회다. 그래서 서류만으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다르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학생들이 제출한 서류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 그래서 도입한 게 1박2일 동안의 ‘심층면접’이다. 여기서 제출 서류의 진위를 살핀다. 더불어 지원자들의 잠재력과 성장가능성도 본다.
둘째는 전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 발족의 산파 구실을 한 거다. 지난해 입학사정관제 도입 초기부터 지금까지 입학사정관의 처우나 권한, 전문성 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입학사정관들이 모여 함께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를 통해 입학사정관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입학사정관들이 ‘학생 선발 전문가’로 인정받길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자립형 사립고 하나고로 자리를 옮겼다. “건국대는 지난해 입학사정관제 운영을 잘해 올해도 입학사정관제 선도 대학이 됐다. 계약을 연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불가피한 상황이 있어 학교를 떠나야 했다. 때마침 하나고가 입학사정관 모집 공고를 냈다. 개교 첫해부터 신입생 전원을 입학사정관제로 뽑게 됐기 때문이다. 운이 좋았다. 건국대에서 쌓은 입학사정관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대입 입학사정관과 고입 입학사정관을 모두 겪어 봤다. 두 전형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입학사정관제의 기본적인 틀인 ‘서류와 면접’만으로 학생을 선발한다는 건 같다.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심에 놓고 평가한다는 것도 비슷하다. 그러나 대학의 경우엔 ‘전공 적합성’에 맞춰 학생들의 서류를 검토하고 학생을 면접한다. 이에 비해 고등학교는 좀더 포괄적으로 학생을 평가한다.” 입학사정관제는 사정관의 주관적 판단이 많이 개입돼 평가의 공정성이나 신뢰성이 낮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건 입학사정관제 시스템을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다수의 평가자, 단계별 평가’라는 2가지 원칙에 기초해 입학사정관제를 운용하고 있다. 단계별로 2인 이상의 입학사정관이 한 학생을 평가하는데 이때 평가자 사이의 평가등급이 2등급 이상 차이가 나면 그 결과는 무효 처리되고 다른 평가자들이 그 학생을 다시 평가하게 된다. 지난해 하나고 입학 전형의 경우 평가 전에 20일 동안 서로의 관점과 기준을 맞추는 훈련을 실시했다. 그리고 격리된 곳에서 한 달 가까이 1500여명의 지원자 서류를 일일이 검토했다. 이때 같은 조 평가자들은 따로 격리해 대화를 나누지 못하게 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순 없지만, 밖에서 보는 것만큼 허술하진 않다.” 입학사정관들은 학생들이 제출한 서류 가운데 어떤 점을 가장 눈여겨보나? “지원 학생의 진로에 대한 진정성, 열정 등을 주요하게 본다. 자신의 비전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하는 게 좋다. 특히 ‘왜’ 그런 비전을 갖게 됐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현학적이고 화려한 수사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와 열정이 글과 말에 드러나야 한다.” 학교생활기록부는 입학사정과정에서 어떻게 활용하나? “학교생활기록부 ‘교과학습발달상황’에는 교과 담당 교사들이 학생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을 적는다. 입학사정관들은 지원 학생들의 전공 적합성을 판단할 때 이를 적극 참조한다. 그러므로 학생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교과담당 교사와 소통할 기회를 자주 갖는 게 좋다. 그러나 아직 학교생활기록부의 내용만으로 학생의 평소 학교생활을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대학이나 고등학교에서 교사 추천서를 요구하는 것이다. 교사 추천서에는 학생의 인상 깊은 사례가 있다면 좋다. 고교 교사 시절 추천서를 써 준 학생이 있었다. 훈민정음을 가르칠 때였는데 그 학생이 갑자기 손을 들고 “한자를 쓰던 선조들이 훈민정음을 만들어 사용하려 한 것은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증표가 아니냐”고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서양사에서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증표 가운데 하나가 언어 사용의 변화라 들었다. 예를 들면 라틴어를 쓰던 중세 유럽인들이 독일어나 이탈리아어 등을 사용하는 경우다. 훈민정음도 그와 유사한 경우가 아니냐”고 답했다. 교사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학생은, 입학사정관들에게도 대부분 그러하다.” 봉사활동이나 독서활동을 기재할 때 주의할 점은? “봉사활동은 지속적이며 유의미해야 한다. 경제학과를 지원한 학생이 은행에서 서류 정리 했다거나, 의학과를 지원한 학생이 병원에서 가운 정리 했다는 식의 봉사활동은 무의미하다. 오히려 ‘은행이나 병원에 아는 분이 있구나’ 등으로 오인받기 십상이다. 또 예전처럼 회장, 부회장 등의 경력을 주요하게 보지 않는다. 리더십 항목이 있는데 이는 학교생활기록부나 교사 추천서에 구체적 사례가 적시되어야 점수를 준다. 독서 또한 양이 아니라 질이 중요하다. 특히 ‘독후감’보다 ‘왜’ 이 책을 읽게 됐는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입학사정관제 도입이 우리나라 교육사회에 미친 영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대입뿐 아니라 고입에서도 ‘진학’에서 ‘진로’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본다. 점수 위주 ‘한 줄 서기’ 경쟁체제가 전공 적합성에 기초한 ‘다양성’ 체제로 옮겨가고 있다. 예전에는 수능 성적이 나오면 그에 맞춰 대학과 학과를 결정했다면, 지금은 자신의 비전과 진로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이에 맞춰 입시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사진 조동영 기자 dycho197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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