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부 지방 집들은 추위를 막기 위해 짚을 촘촘히 엮은 ‘비늘이엉’ 지붕을 갖췄고(위), 남부 지방 집에 비해 대청마루도 매우 좁다(아래). 한국민속촌 제공
박물관 나들이 - 9.우리 옛집 옛집은 어떻게 생겼을까? 옛집은 오늘날처럼 일하는 공간과 쉬는 공간이 분리돼 있지 않았다. 농경 사회에서는 집이 곧 일터요, 쉼터였다. 추위와 더위를 피하고 편히 쉴 수 있는 집은 그 지역의 기후에 큰 영향을 받았다. 연간 적설량이 많은 울릉도의 우데기집이나 강원도 산간 지역의 너와집, 경북 안동의 까치구멍집 등은 추위를 피하기 위한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반면 더위를 막으려고 지은 집은 온돌이 없거나 일부만 갖췄는데, 제주도나 남쪽 지방의 일자집이 대표적이다. 중부 지방 집들은 온돌과 마루를 배치한 ㄱ자집이 대부분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제2전시실에서는 각 지역 다양한 집의 형태를 볼 수 있고, 남산골 한옥마을에는 서울 지역의 집들이 전시돼 있다. 경기도 용인 한국민속촌에선 각 지방 집의 특징과 가구, 농기구 등 주생활과 관련된 것들을 두루 볼 수 있다. 아이들에게 먼저 지붕의 재료에 따라 집의 이름이 어떻게 다른지 찾아보게 하고, 그런 집은 지도의 어느 쪽에 분포하는지 각 지역 날씨와 비교해 보도록 한다. 또 한 겹으로 돼 있는 홑집과 두 겹으로 돼 있는 겹집을 함께 찾아본다. 홑집은 더운 지역의 집으로 일자형이 대부분이고, 겹집은 추위를 막기 위한 집으로 까치구멍집이나 너와집 등이 있다. 오늘날 우리가 대부분 아파트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전통 건축의 이름들이 사라져 가거나 바뀌고 있다. 대문이 현관 문으로, 마루가 거실로, 뒷간이 화장실로 불린다. 문지방이나 문설주, 미닫이문과 여닫이문, 툇마루, 쪽마루, 아궁이, 부뚜막, 고래, 굴뚝, 문고리, 돌쩌귀, 걸쇠 같은 말들은 더는 쓰이지 않는다.
%%990002%% 사라져 가는 건축 용어들을 되살리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서울 종로구 안국동 북촌문화센터다. 이곳은 한옥 보존 지역으로 지정된데다 문화센터 건물 자체가 한옥이어서 구조를 직접 체험하면서 옛 건축 용어의 쓰임을 살펴볼 수 있다. 아파트에서는 볼 수 없는 세살문, 불발기분합문, 정자살문을 비롯해 우물마루, 쪽마루, 툇마루도 있으며, 삼중 미닫이문에서 들어오는 은은한 빛도 감상할 수 있다. 때로 전통은 옛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후대인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준다. 오명숙/박물관이야기 교육팀장 museumstory.org★★★북부 지방 집들은 추위를 막기 위해 짚을 촘촘히 엮은 ‘비늘이엉’ 지붕을 갖추거나(위), 대청마루도 매우 좁다(아래). 한국민속촌 제공★★★인터넷 찾아보기 한국민속촌 koreanfolk.co.kr 남산골 한옥마을 viewkorea.co.kr/Korean/namsangol 북촌문화센터 seoul.go.kr/life/life/hanok★★★책 찾아보기 한옥의 변천과 건축법을 알 수 있는 〈집짓기〉(보림)★★★교과서 찾아보기 초등 5학년 사회과 ‘여러 가지 모양의 집’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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