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이 거칠어 마음이 찡했어요”
합기도를 마치고 엄마와 동생과 함께 문수 호숫가에 갔다.
엄마의 손을 잡으니 엄마의 손은 늦게까지 일을 해서 그런지 꺼칠꺼칠했지만 정말 포근하고 따뜻했다. 엄마는 “웬일이야” 하며 티내지 않게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나는 나 때문에 엄마 손이 이렇게 된 것 같아서 조금 마음이 찡했다. 엄마한테 너무 미안했다.
호숫가에 가면서 눈 오던 날 6학년 3, 4, 5반과 같이 갔던 나들이가 생각나 그 다리를 한번 통과해 봤다. 왠지 친구보다 선생님 생각이 났다. 정말 이상했다. 아마 나는 친구들보다 선생님이 더 좋은 것 같다. 아니 좋은가 보다.
너무 늦게 가 호수의 색이 어두웠다. 하지만 그 호수도 낮 못지 않게 정말 예술이었다. 호수에는 달이 보여 위를 쳐다보니 밝은 달이 떠 있었다. 다른 때와는 달리 유난히 아름답게 떠 있었다. 시간은 늦었지만 분수도 예술이었다. 분수 뒤에는 큰 무대가 있었다. 엄마와 나는 마치 가수가 되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았다. 무대를 지나 넓게 퍼진 호숫가는 엄마의 마음처럼 넓은 마음 같았다. 이 호수도 넓게 퍼져 있고 넓은 마음 가지고 있어 한번 그 호수에 빠지면 껴안아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갑자기 나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만약 엄마가 갑자기 사라지면 어떡해? 그럼…. 그럼 안돼. 엄마가 없으면 나의 보탬이 되어 주는 사람도 없어지잖아. 그건 절대로 안돼! 하지만 진짜로 엄마가 사라지면 어떡해? 어떻게 살아?’ 정말 궁금했지만 그렇게는 살고 싶지가 않다.
오늘 엄마와 손 잡고 호수를 돌게 숙제를 내 준 선생님 고마워요. 엄마 사랑해요! 황유진/울산 옥산초등학교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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