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건국대 강당에서 열린 2010 정시 입시설명회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대학지원 배치표를 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학과 선택 제대로 하는 법
대학에 입학한 뒤 자신의 적성과 전공이 일치하지 않아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다. 심한 경우 대학을 그만두거나 편입을 준비하는 학생도 있다. 학과 선택을 제대로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일반적으론 학과를 먼저 선택한 뒤 대학을 찾아보는 것이 순서다. 하지만 수험생들 대부분이 특별한 고민 없이 수능 성적 결과에 따라 대학과 학과를 정한다. 어떤 학과가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것인지, 졸업 뒤 어떤 분야에 취업을 하게 되는지 등을 고민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만족스런 대학생활을 위해선 당장의 선택보단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이랑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학과 선택은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과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과 선택의 고민거리를 하나씩 풀어가본다. 학과 먼저 선택하고 대학 고르는 게 순서
적성 모르겠다면 ‘직업심리검사’ 해볼만 학과 선택 전에 직업 선택부터 학과 선택 이전에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우선 ‘나 자신’ 그리고 ‘내 주변 관심사’에 대해 탐색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내가 잘하는 교과목은 무엇인지, 내가 즐기는 취미 활동이나 특기는 무엇인지를 생각해 본다. 그래도 내 적성과 흥미를 모르겠다면 ‘직업심리검사’를 받아본다. 대표적인 검사로는 ‘직업흥미검사’와 ‘직업적성검사’가 있다. 직업흥미검사는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지를 알려주고, 직업적성검사는 내가 어떤 것을 잘해낼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워크넷(www.work.go.kr), 커리어넷(www.careernet.re.kr) 등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학과가 많아서 헷갈려요 전국 대학에는 학과를 나누는 기준에 따라 수십개 또는 수백개의 학과가 있다. 하지만 크게 7개 계열로 구분할 수 있다. 인문, 사회, 교육, 자연, 공학, 의약, 예체능 계열 등이다. 당장 하나의 학과를 선택하기 어렵다면 우선 더 넓은 범위인 ‘학과 계열’을 선택한 뒤 거기에 속한 학과를 결정하면 된다. 이런 방법은 학과제보단 학부제로 지원할 때 더 유리하다. 예를 들어, 영어영문학과와 스페인어학과 가운데 고민하고 있다면 두 학과가 있는 외국어학부나 어문학부에 진학하면 된다. 일단 인문계열에서 외국어분야로 선택의 폭을 좁힌 것도 큰 수확이다.
본격적인 학과 선택,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많은 대학 신입생들도 자신이 지원한 학과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학과 결정을 할 때 학과 정보를 충분히 탐색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본격적으로 학과를 정하기에 앞서 다양한 학과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내가 찾았던 학과였거나 호기심을 끄는 새로운 학과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학과 정보를 탐색할 때는 대학 누리집과 함께 ‘한국직업정보시스템’(www.know.work.go.kr),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 등을 활용하면 된다. 유망학과 또는 신생학과는 어떤가요 학과 역시 시대적 요구와 변화에 따라 새로 생겨나거나 없어진다. 전통적으로 잘 알려진 학과뿐 아니라 유망한 학과나 새로 생기는 학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유망학과라고 해서 졸업하면 바로 100% 취업이 된다거나 직업적으로 성공할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 학과가 정말 유망한지, 졸업 뒤에 진출하게 될 분야의 전망은 어떤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새롭게 생겨난 학과의 경우 커리큘럼이나 진출 분야가 아직 안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 복수전공과 부전공이 궁금해요 복수전공과 부전공은 자신의 전공 외에 다른 전공을 공부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복수전공은 2개의 학위가 인정되며 부전공은 1개의 학위에 ‘부전공’ 이수만 표기된다. 복수전공과 부전공은 다른 학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신의 전공을 폭넓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학제간 교류 또는 융합이 중요한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에 대학에서도 적극 권하고 있다. 자신의 주전공과 관련된 분야를 복수 전공으로 택하면 관심 분야를 확대하거나 심화시킬 수 있다. 이란 기자 rani@hanedui.com 도움말: 이랑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 책임연구원
“1학년때부터 적성 찾고 교과목 내신관리 필요” 인터뷰/박권우 이대부고 입시전략실장
박권우 이대부고 입시전략실장
대학생들이 말하는 학부·학과제 학부제 “인기학과 배정받기 위해 1학년때 학점 경쟁 치열” 학과제 “생각했던 것과 다를수있어 대입때 학과선택 신중해야” 연세대 생활과학부로 입학한 백혜린씨는 올해 2학년이 되면서 주거환경학과를 전공으로 정했다. 백씨는 “생활과학부에는 아동가족학과, 의류환경학과, 식품영양학과, 생활디자인학과, 주거환경학과가 있다”며 “학과에 선호가 분명하다 보니 다른 전공 과목을 듣는 시간이 좀 아까웠다”고 말했다. 학부제에선 1학년 때부터 학과가 정해지지 않은 탓에 학문에 대한 열의가 떨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모집 인원이 많은 학부제에선 전공 소속감도 약할 수밖에 없다. 같은 학부 소속이지만 누가 누구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 한양대 사회과학부 1학년에 재학중인 한주형씨는 “사회과학부 인원만 해도 180명에 이른다”며 “무작위로 4개의 반으로 나누다 보니 2학년이 되면 1학년 때 친해진 친구와 선배들과는 학과가 달라지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1년 동안 생활한 반과 전공을 배정받은 학과의 사람들이 달라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얘기다. 자신이 원하는 전공에 배정되지 않아 학과에 대한 애착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인기학과에 배정받기 위한 학점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성적이 낮은 경우엔 전공 선택에서 밀릴 수 있다. 성균관대 러시아어문학과 4학년인 김재중씨는 “1학년 때는 학점을 잘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편”이라며 “비인기학과에 배정되면 경영학과 같은 취업에 유리한 학과를 복수전공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학과제에선 1학년 때부터 바로 전공 수업을 받기 때문에 소속감이 강한 편이다. 모집 인원이 수십명에 불과해 좀더 원활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도 있다. 선후배간 교류도 활발하다. 하지만 충분한 진로탐색을 하지 않고 학과제로 들어오면 전공이 맞지 않아 중도에 탈락하는 경우가 생긴다. 자신의 적성을 잘 알지 못한다면 1년 동안 다양한 전공을 탐색할 여유가 있는 학부제가 나을 수 있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1학년 박금비씨는 “예전의 비서학과가 국제사무학과다. 생긴 지는 4년 정도 됐다”며 “대학에 들어온 뒤 전공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전공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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