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에서 오바마로, 오바마에서 스티브 잡스로! 출판계가 주목하는 청소년 대상의 역할모델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런 변화는 우리 시대 ‘위인’ 즉, ‘역할모델’의 개념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위인’의 개념이 역사를 움직인 영웅에서 현실에 존재하는 대통령으로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휴대폰을 만든 기업가로 보다 현실화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교과서를 기초로 어린이, 청소년 대상의 인물 이야기 주인공을 선정했던 출판가는 여기에 더해 최신 트렌드, 즉 신문에 오르내리는 현재의 인물을 소개하고 있다. 출판평론가 한미화씨는 “‘위인전’이라고 불렀던 책들을 이젠 ‘인물 이야기’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렇게 소개되는 인물들이 부모 세대 경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인물들이고, 현재진행형 인물이라는 점이다. 한씨는 “‘사람은 죽어서 평가할 수 있다’는 말처럼 살아 있는 사람일 경우엔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모른다”며 “자기 분야에서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잘 할 순 있지만 예를 들어 사생활에 문제가 있다거나 사상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노선을 선택할 수도 있는 일이라 현재진행형 인물일수록 인물을 입체적이고 객관적으로 보도록 설명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이미 생을 달리한 역사 속 인물만을 소개할 일은 아니다. 현재진행현 인물을 소개하는 인물 이야기는 변화하는 시대의 인재상 그리고 새로운 직업 트렌드를 엿보게도 해준다. 한씨는 “예를 들어 최근엔 비즈니스 분야, 언론 홍보, 인권, 광고, 봉사 등 과거에 주목하지 않았던 분야의 인물들이 부각되는 시점”이라며 “자기 분야에서 합리적인 가치를 보여주는 사람, 무조건 유명세를 치르고 성공 자체를 한 인물보다는 특정한 자기 분야에서 묵묵히 열심히 일을 하는 사람이 트렌드라는 것도 말해주기 때문에 독후활동에서 그런 부분들을 강조해주면 학생들이 현실맥락적인 진로 설계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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