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 분석
‘중학교 성적이 결정적’
‘중학교 성적이 결정적’
외국어고 학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은 외고의 ‘학교 교육 효과’가 아니라 중학교 때 성적이 우수했던 학생을 독점한 ‘선발 효과’에 따른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민병철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과 박소영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는 한국교육개발원이 펴낸 <한국교육> 최근호에 실린 ‘외국어 고등학교 학교 효과 분석’이라는 논문에서 외고생 143명과 일반고생 628명의 2008학년도 수능 성적 격차를 분석했다. 두 사람은 “분석 결과, 중학교 3학년 성적을 포함한 ‘학생 배경’ 변수를 통제했을 때 언어 영역 성적 차이는 무의미한 것으로 나타났고, 수리와 외국어 영역은 차이가 절반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논문을 보면, 외고생과 일반고생의 수능 점수를 단순 비교했을 때 언어 영역은 1.68등급, 수리 1.81등급, 외국어 2.17등급의 차이가 났다. 이 결과에서 성별, 가구 수입, 어머니 학력, 사교육비 등 ‘학생 배경’ 변수에 따른 영향을 배제하자, 성적 격차는 언어 영역이 1.43등급으로 0.25등급(14.5%) 정도 줄었고, 수리 1.68등급(0.13등급, 7.0%), 외국어 1.87등급(0.3등급, 13.6%)으로 조금씩 줄었다.
여기에 중학교 3학년의 성적에 따른 영향을 추가로 배제할 경우, 언어 영역은 0.67등급으로 격차가 크게 줄어 통계적으로 무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리 영역은 1.03등급으로 단순 비교할 때의 1.81등급보다 격차가 42.7% 줄었으며, 외국어 영역은 1.07등급으로 격차가 50.5%나 줄었다.
민 연구원과 박 교수는 “일반 학부모들이 외고에 입학하면 일반고에 다닌 것보다 성적이 올라서 보다 쉽게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부풀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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