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민의 진로·직업 클리닉
관심분야 탐색·성공 가능성 예측에 유용
성격·가치관검사로 보충…‘맹신’ 말아야
성격·가치관검사로 보충…‘맹신’ 말아야
고정민의 진로·직업 클리닉 /
최근 초·중·고교의 진로교육 커리큘럼을 보면, 학년별로 진로 관련 심리검사를 ‘의무적’으로 무차별 실시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심리검사를 한다고 해서 자신의 진로를 100%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적절한 조언 없이 실시하는 심리검사는 학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진로지도를 담당하는 교사나 학부모들은 각 심리검사의 특성을 알아보고 학생에게 필요한 검사를 선별해 실시할 필요가 있다.
진로심리검사의 종류에는 크게 흥미검사, 적성검사, 성격검사, 가치관검사 등이 있다. 이 가운데에 가장 널리 실시되고 있는 흥미검사는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검사다. 사람의 혈액형이 A형, B형, O형, AB형으로 나뉘는 것처럼 흥미검사를 하면 현장형, 탐구형, 예술형, 사회형, 진취형, 관습형 등 서로 다른 여섯 가지 유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탐색할 수 있다. 흥미검사는 유형별로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이나 분야, 특정 직업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검사이기 때문에 방향을 잡지 못하는 학생들의 진로탐색에 매우 도움이 된다. 진로상담 때 많이 활용하는 흥미검사로는 청소년용 직업흥미검사(무료, 워크넷), 직업흥미검사(무료, 커리어넷), 진로탐색검사(유료, 가이던스), 스트롱진로탐색검사(유료, 어세스타) 등이 있다.
진로탐색을 위해 흥미검사와 함께 자주 활용하는 적성검사는 ‘자신이 어떤 것을 잘 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검사다. 적성검사를 통해 자신의 능력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므로,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활동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많은가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적성검사를 통해 기계를 다루는 능력(기계적성), 수리능력(수리적성), 음악적 능력(음악적성), 언어활용능력(언어적성) 등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적성검사의 종류에는 청소년용 직업적성검사(무료, 워크넷), 직업적성검사(무료, 커리어넷) 등이 있으며 모두 온라인에서 활용할 수 있다.
성격검사는 특정 분야에 대한 관심(흥미)이나 능력(적성)을 재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성향이나 성격 등을 측정하는 검사다. 사람의 성격 또한 근무환경이나 직무에 대한 적응 등의 측면에서 직업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성격검사 결과를 통해서도 진로탐색 및 직업선택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용하고 내향적인 학생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영업분야 직업은 잘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문서 작성 등 사무분야의 직업이 잘 맞을 수 있다. 반대로 매우 활동적이고 외향적인 학생은 사무실에 앉아서 차분하게 문서를 정리하는 사무분야 직업보다 적극적으로 사람을 만나서 설득하는 영업분야의 직업이 더 잘 맞을 수 있다. 성격검사는 초등학생부터 중3까지 실시 가능한 MMTIC성격유형검사, 중3 이상 성인에게 실시하는 MBTI검사(유료, 한국심리검사연구소), 에니어그램유형검사(유료, 한국에니어그램교육연구소) 등이 있다. 진로선택만을 위해 만들어진 검사는 아니지만 앞서 말한 사례처럼 자신의 진로 및 직업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개개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업선택의 기준을 알아보고, 자신의 직업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적합한 직업을 안내해주는 가치관검사가 있다. 가치관이란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나 생각들을 말하는데, 예를 들어, “적성에 잘 맞아야 해요”, “안정적인 직업이 중요하죠!”, “전문성을 가진 직업이어야 해요!”, “무엇보다 연봉이 높은 직업이 좋지 않을까요?”와 같은 다양한 직업선택의 기준, 즉 ‘직업가치관’을 알 수 있다.
최근 ‘심리검사의 홍수’라 할 정도로 많은 심리검사가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에서 넘쳐나고 있다. 심리검사는 사람들에게 중요하고 의미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활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심리검사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진로탐색 때 가장 눈여겨봐야 할 심리검사는 흥미검사와 적성검사다. 우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흥미검사를 통해 방향을 잡은 다음, 그 분야에 대한 적성과 능력을 얼마나 갖추었는지를 적성검사를 통해 측정해 본다. 이렇게 흥미검사와 적성검사를 해보면 진로선택의 범위를 점점 좁혀나갈 수 있다.
흥미검사와 적성검사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경우, 성격검사와 가치관검사를 해보는 것도 직업선택에 큰 도움이 된다. 단 심리검사의 결과에만 의존해 진로나 직업을 선택해선 안 된다. 심리검사 결과는 진로탐색의 참고자료일 뿐이다. 그리고 심리검사 결과는 진로상담전문가의 안내와 지도를 받는 게 좋다.
고정민 <함께하는 교육> 기획위원/강남종합고용지원센터 취업클리닉팀
진로탐색 때 참고자료로 흥미검사, 적성검사, 성격검사와 가치관검사 등을 적극 활용하면 좋다. 사진은 고등학생들이 심리검사 결과를 놓고 진로상담전문가와 상담하는 모습이다.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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