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여자 아이입니다. 처음 학교에 들어가서는 친구를 사귀어 한동안 잘 놀았어요. 그런데 얼마 안 가서 그 아이가 다른 아이와 친해지면서 우리 아이는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하고 있습니다.
▶ 어른도 그렇지만 아이들에게 친구가 없다는 것은 형벌과도 같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다투고 그러다 화해하고 다시 어울리면서 수많은 인간 문제를 경험한다고 할 때 친구 관계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질문을 보면 아이가 친구랑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아이가 친구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받지는 않았는지를 헤아려 보았으면 합니다.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가지고 처방을 하는 것은 같은 문제를 또 다시 가져올 수 있으니까요. 아이들은 순간순간 마음이 변하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이나 일은 쉽게 놓지 않는 속성도 있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아이의 태도를 살피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친구 관계를 다룬 책을 읽어 주거나 함께 읽으면서 아이 마음을 헤아려 보았으면 합니다. <너하고 안 놀아>(현덕 지음/창비)는 노마, 영이, 똘똘이 세 친구를 주인공으로 해 유년 아이들의 친구에 대한 심리가 재미있게 그려집니다. 부잣집 아이 기동이가 놀잇감이나 먹을거리를 가지고 노마나 영이, 똘똘이들에게 위세를 부리기도 하고 따돌림을 받기도 하고 그러다 다시 어울리는 모습에서 친구 관계의 의미를 깨닫게 합니다.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아놀드 로벨 글·그림/비룡소)는 섬세하고 익살스런 표현과 그림으로 개구리와 두꺼비가 상대방을 배려하고 아껴주는 모습들에서 친구 사이도 서로 노력해야 잘 유지된다는 걸 깨닫게 하지요. <우리 친구하자>(쓰쓰이 요리코 글/한림)은 새로운 동네로 이사온 아이가 사귀고 싶은 아이에게 날마다 제비꽃과 민들레를 보내고 어느 날은 삐뚤빼뚤한 글씨로 ‘우리 친구하자’라는 편지를 보내 서로 친구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화요일의 두꺼비>(러셀 에릭슨 글/사계절)은 좀처럼 누구에게도 마음을 내비치치 않던 퉁명스럽기 짝이 없는 올빼미가 잡아먹으려고 가두었던 두꺼비의 진심 어린 배려와 대화에 결국 친구가 되는 과정이 감동을 줍니다. 아이들에게 친구 사귀기는 어른들의 사회 활동 못지않게 중요한 삶의 한 과정입니다. 이런 책들이 아이의 친구 사귀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조월례/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 weuly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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