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광화문에 모여서 최근에 자살한 학생들을 추모하기 위해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자살을 기도한 학생들은 새로운 대학 입시 제도에 의해 희생되었다고 한다. 그 학생들 개개인의 사정과 심성에 어느 정도 문제가 없진 않겠지만 그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압박감을 느낀 것은 학교 성적이다.
그들이 압박을 받은 새로운 대학 입시 제도는 내신 등급제인데, 그것 때문에 학생들은 본래 하던 수능시험 공부에 학교 내신 관리 그리고 논술 공부를 하느라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내신 관리다. 자기 옆에 있는 친구가 적으로 보일 만큼 경쟁이 정말 심하다고 한다. 그들은 심지어 친구의 노트 필기를 찢어 버린다.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서로 도와주고 힘이 되어 줄 수 있게 해 주는 곳이 학교여야 한다.
또한 2008년부터 적용된다는 대입 제도는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교육은 크게 달라지는 것 없이 그대로인 것 같다. 학생들은 학교에서는 저녁까지 야간 자습, 그 뒤에는 학원을 가거나 과외를 한다. 사교육은 그대로인데 학생들이 공교육에 신경쓰는 것만 한 가지 더 늘어난 셈이다. 결국 학생들이 입시를 위한 학습 시간만 늘어나 고통만 더한다. 내신 등급제로 인한 학생들의 피해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고등학교들은 학교끼리의 실력 차이가 크다. 지방의 고등학교와 강남의 고등학교 실력은 모의고사 평균 10점 이상의 차이가 난다고 한다. 그러면 강남의 고등학교 상위권 학생들과 지방의 고등학교 상위권 학생들을 같게 보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다.
이런 피해들을 막기 위해서 적절한 학교 등급제를 실시하고, 대입제도를 다시 수능 위주로 바꾸어야 한다. 단, 한번의 수능 시험으로 대입을 결정하는 것은 어느 정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1년에 2회 수능을 치르는 것이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또한 논술도 강화해서 대학 당국에서 학생에 대한 변별력을 강화해야 한다.
‘저주받은 89년생’이라는 희한한 말이 생길 정도로 현재 고1들의 문제는 심각하다. 저주의 90년, 91년생들이 생기지 않도록 대입 제도를 바꾸는 것은 시급하다. 대입 때문에 또 다른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기적으로는 대입 제도를,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교육제도 자체를 고쳐야 한다. 요즈음 우리나라 학생들은 다른 선진국의 학생들에 비해 너무 힘들다.
안재형/안양 부안중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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