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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고3들 “체육대회 꿈같아요”

등록 2005-06-19 16:55

지난달 25일 열린 광주 상무고 체육대회에서 학생들이 이어달리기 경기를 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열린 광주 상무고 체육대회에서 학생들이 이어달리기 경기를 하고 있다.

요즘같이 더운 날 체육 수업을 한다면, “으~ 더워, 이렇게 더운 날 체육이라니…” 이런 말이 저절로 나온다. 그러나 고3은 이와 다르다. 아무리 더워도 좋으니 단 한번만이라도 체육 시간에 뛰어 놀고 싶어 한다.

광주 상무고 3학년 김정원(18)군은 “가끔 시간표를 보면 답답할 때가 있다”며 “일주일 내내 시간표가 거기서 거기다”라고 불평을 털어놓는다. 실제로 현재 고3 학생들이 배우는 과목을 살펴보면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이 전부이다. 음악이나 미술, 체육과 같이 예·체능 과목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물론, 전국의 모든 학교가 이렇다는 것은 아니다. 학교에 따라서는 3학년 때 체육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가 있다. 그러나 이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 일주일에 한 시간뿐이다.

광주 인성고 3학년 임채원(18)군은 “체육 시간이 일주일에 한번 뿐이지만 이것마저 없다면 학교 다니는 게 재미없을 것 같다”며 “체육 시간은 가장 부담 없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시간”이라고 했다. 상무고 박지혜(18·3학년)양은 “흔히 고3은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데 학교에서는 정작 체육 수업을 하지 않는다”며 “꼭 체육 시간이 아니더라도 간단하게 체조할 수 있는 시간이라도 제공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년만에 가슴 한가득 햇살
고3들 "체육대회 꿈같아요"

이처럼 고3들은 체육 시간을 갈망하고 그리워한다. 이런 학생들에게 일 년에 한번 주어지는 체육 시간이 돌아왔다. 바로 체육대회! 5월과 6월 사이 어느 날 각 고교들은 체육대회를 한다. 이날만은 고3들도 예외없이 운동장에 나간다. 형형색색의 반팔 티셔츠와 응원 도구를 준비한 채 나가는 고3들의 모습은 활기차다 못해 들떠 보이기까지 한다. 거의 반 년 만에 운동장에 나와 마음껏 햇살을 즐기는 시간이니 그 감동이 오죽할까. 5월 말 체육대회를 했던 광주 대성여고 김수현(18)양은 “오랜만에 운동장에 나와 친구들과 운동 경기를 할 생각에 가슴이 설다”며 “이렇게 기다렸던 체육대회는 처음인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축구, 농구, 줄다리기, 달리기, 피구, 발야구 등 체육대회 경기 종목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지만, 학생들은 경기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큰 즐거움이다. 800m 달리기에 출전했던 상무고 3학년 서재혁(18)군은 “장거리 달리기는 오랜만이라 부담스러웠지만, 평소에 지각하지 않으려고 열심히 뛰었던 걸 생각하며 뛰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같은 학교 3학년 이명진(19)양은 “체육대회뿐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란 말이 있다. 아무리 마음과 정신이 바르다고 해도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공부에 이리저리 치이는 고3이지만, 체육대회를 계기로 자투리 시간에 간단한 운동이라도 할 수 있는 여유를 부리는 재치를 가져 보자. 그것이 대한민국 고3이 살아남는 비결이 아닐까?

글·사진 김혜린/1318리포터, 광주 상무고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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