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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아이랑 ‘전래놀이’ 에 흠뻑 빠져볼까

등록 2005-06-19 18:08수정 2005-06-19 18:08

아이들이 재미있고 쉽게 어울릴 수 있는 우리 전래놀이가 즐비하다. 충남 아산 거산초등학교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자치기를 하는 모습. 아산/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아이들이 재미있고 쉽게 어울릴 수 있는 우리 전래놀이가 즐비하다. 충남 아산 거산초등학교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자치기를 하는 모습. 아산/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비석치기·땅따먹기·얼음땡…
온몸 움직이면 튼튼“엄마 말리지 마세요”

“꼬마야 꼬마야 뒤를 돌아라

돌아서 돌아서 땅을 짚어라

짚어서 짚어서 만세를 불러라

불러서 불러서 잘 가거라.”

콩딱콩딱 하늘로 날아올랐다, 쿵쿵 땅으로 내려온다. 앉았다 일어섰다, 손을 올렸다 내렸다 온 몸이 춤을 춘다. 이마에 이슬같은 땀방울이 송글송글. ‘헤헤’ 해맑은 웃음이 사방으로 퍼진다. ‘죽은’ 아이도 ‘산’ 아이도 줄서고 뛰고 줄서고 뛰고 하루 해가 짧다. 잔디밭 위 긴줄넘기는 쉴 틈이 없다.

지난 11일 과천 중앙공원. 어깨동무, 튼튼, 열리는어린이집 등 과천 시내 공동육아조합과 방과후 학교 그리고 초등학교를 다니는 어린이들이 모여 단오 잔치를 벌였다. 과천과 가까운 서울 양재동·우면동, 안양, 의왕, 군포 지역의 어린이들과 학부모들도 같이했다.


아이들은 신났다. 단오가 뭔지는 잘 몰라도 놀 것은 천지였다. 널뛰기, 활 쏘기, 깡통 뒤집기, 씨름…. 부모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놀이를 지원했고, 아이들은 동네나 어린이집 구분 없이 마구 섞여 어울렸다.

체험마당도 아이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처용 등 우리 전통 귀신 모양을 찍어넣는 단오선(부채) 만들기, 잡귀를 쫓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청·적·황·백·흑 등 다섯 가지 실로 된 장명루 만들기 등이 아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창포 물에 머리를 감은 아이들은 “아, 시원하다, 시원해”라며 연방 즐거운 환호성을 질렀다.

행사 도우미로 나섰던 어깨동무어린이집 김영옥 교사는 “처음 해 보는 일인에도 아이들은 긴 줄 서는 걸 마다않고 마냥 즐거운 표정으로 또 하고 또 하고 그랬다”며 “나도 어린이집 교사를 하지만 우리 놀이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잘 맞는지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 전래놀이가 좋아요=‘유희왕’ 카드, 플라스틱 딱지, 컴퓨터….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 도구들이다. 놀 시간이 많지 않는지라 혼자서 놀기에 적당하고, 직접 만들지 않아도 가게에서 도구를 손쉽게 살 수 있는 놀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이 얼마나 즐거움을 찾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눈을 조금만 돌려 보면 부모와 아이, 옆집 아이와 우리 아이가 쉽고도 재미있게 어울릴 수 있는 우리 놀이가 많다. 비석 치기, 땅 따먹기, ‘얼음 땡’, 칠교, 앉은뱅이, 여우놀이, 꽃찾기 놀이, 오징어 놀이, 고누 등.

시멘트 바닥 천지인 도시에서 어떻게 그런 놀이를 하느냐 반문하지만 않는다면 전래놀이를 아이와 함께 직접 해 보기는 어렵지 않다. 전래놀이 체험캠프를 운영하는 충남 공주 산골놀이학교의 대표 권완상(41)씨는 “아이 손을 잡고 5~10분만 걸어서 나가 보면 놀 곳은 널려 있다”며 “일단 바깥으로 나갈 수만 있다면 전래놀이는 언제든지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놀이 연구가들은 전래놀이는 그 어떤 것보다 아이들을 성장시킨다고 말한다. 전래놀이는 대부분 눈을 맞추고, 밀고 당기고, 치고 달리고, 쫓고 기고, 뒹굴며 온몸을 움직여야 하는데, 이처럼 격렬한 활동과정에서 아이들은 말과 규칙을 배우고 협동심과 어울리는 방법을 체득한다는 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놀이 강연을 하는 이철수(58·전 중등 교사)씨는 “아이들은 술래잡기를 하다가 사람이 많으면 술래를 두 명으로 늘리기도 하고, 놀이 도구가 부족하면 직접 만들어내는 창의성을 다양하게 발휘한다”며 “마당만 펼쳐 주면 아이들은 잘 놀 수 있는데, 출세와 현실이라는 미명 아래 아이들이 건강하고 즐겁게 클 기회를 어른들이 빼앗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사진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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