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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인터뷰 - 박찬모 포스텍(포항공대) 총장

등록 2005-06-20 23:07수정 2005-06-20 23:07

“교수-학생 도전정신이 명문대 도약 주춧돌 돼”

대학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부의 대학 혁신 정책이 강력히 추진되고 있다. 비단 정부만이 아니다. 대학 스스로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개혁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이런 와중에도 대학 구조개혁과 혁신에 비교적 느긋한 대학이 있다. 설립 당시부터 지향하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개교 초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개혁과 혁신을 진행해 왔다는 포스텍(POSTECH·포항공대)이 그렇다. 내년 12월 개교 20돌을 앞둔 지방의 소규모 대학이지만 대학의 위상이나 발전은 다른 대학이 벤치마킹할 만큼 매머드급에 속한다. 박찬모 포스텍 총장을 만나 포스텍의 저력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많은 대학들이 신입생 유치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데 반해, 포스텍은 해마다 신입생 모집에서 느긋해 보이는데요. 그 비결과 2006학년도 입시 계획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수험생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과 무조건적인 의대 선호 등 걸림돌도 있지만 포스텍은 개교 이래 지금까지 전국 상위 1%에 해당하는 우수 인재들을 100% 선발해 왔습니다. 이는 무엇보다도 국내 최고 수준의 이공계 대학이라는 위상과 300명의 소수 정예 인원만 선발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포스텍의 2006학년도 입시 전형 계획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습니다. 학생부, 서류 평가, 심층 면접을 통해서 학생을 선발하는 2학기 수시 모집에서 전체 입학 정원 300명의 70%인 210명을 선발할 계획입니다. 이 가운데는 수학, 과학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영재 수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고2 조기졸업자 선발제 60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2006학년도 입시에서 달라지는 점은 1학기 수시 모집으로 수학·과학 특기자 특별전형을 도입한 것입니다. 이 전형은 수학, 과학의 특정 과목에 재능이 있어 대학교와 연계된 ‘연구·교육(Research & Education)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20명을 선발할 계획입니다.

“수학·과학 특기 특별전형 도입”


-다른 대학에 비해 신입생 모집 정원이 적은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대학의 수월성으로 인해 전국의 많은 우수 학생들을 유치하고 있는 점이 더욱 빛을 발하는데요, 포스텍만의 수월성은 무엇입니까?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이 인정하듯 포스텍의 경쟁력은 탄탄한 재정을 바탕으로 한 완벽한 면학 여건과 우수 교수진을 꼽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대학 구성원들의 열정적인 도전 정신과 모험 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포스텍 교수들의 대부분은 부임하기 전에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인정받고 안정된 위치에 있었지만 모국에도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이나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같은 세계적인 명문 이공계 대학을 만들어 보자는 일념 하나만으로 지방의 작은 도시인 포항에 오신 분들입니다. 학생들도 포스텍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포스텍의 미래를 개척하겠다는 도전 정신으로 입학한 인재들이죠. 결국 이런 정신들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지금의 포스텍을 만들었고 앞으로 세계적인 명문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는 주춧돌이 된 것입니다.

-면학 분위기는 학생 개인은 물론 대학 발전의 중요 요소입니다. 완벽한 면학 분위기는 어디서 비롯됐다고 보십니까?

=이공계 교육의 경쟁력을 판단할 수 있는 척도 중 하나가 교수 1인당 학생 수입니다. 포스텍은 교수 1인당 학부과정 학생 수가 5.5명으로 선진국 명문대 수준입니다. 또 이공계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실습과 연구입니다. 이를 위한 실험 기구나 시설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으며 학생들은 3학년 때부터 교수들의 연구 과제에 직접 참여합니다. 이밖에 외국 과학자들도 활용하는 국내 유일의 방사광가속기, 세계적 수준의 디지털 라이브러리인 청암학술정보관 등은 면학에 큰 도움이 됩니다.

-20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연륜에도 포스텍이 교육계에서 일궈낸 성과는 지대하다는 평가입니다. 대표적인 성과는 무엇입니까?

=세계 일류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 포스텍은 <아시아위크> 선정 아시아 최고의 과학기술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학문분야별 평가 최우수 등급, 한 언론사의 대학평가 3년 연속 1위 등 86년 12월 개교 이래 국내 과학계와 교육계에 끼친 영향은 엄청난 것입니다.

또 국내 대학 최초라는 수식어들이 붙는 고2 조기입학제 도입, 복수지원제 도입, 석·박사 통합과정 운영 등 포스텍의 노력으로 국내 교육계에 선진적인 교육제도가 도입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말 마련한 ‘포스텍 비전 2020’의 뼈대는 무엇입니까?

=대학이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하려면 명확한 대학 발전 지표가 설정되는 한편 구체적으로 실현하고 검증돼야 합니다. ‘포스텍 비전 2020’은 바로 이를 위해 마련한 것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2003년 12월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대학발전위원회’를 상설 기구로 발족했습니다. 여기서는 대학 발전 3대 전략인 선택과 집중, 학제 간 협력, 국제화와 5대 중점 과제인 소수 정예의 학부 교육, 중점분야 육성 및 학제 간 대학원 교육과 연구협력, 교수진의 세계 수준화, 대학의 국제화 및 행정의 선진화, 발전 재원의 확충 및 다원화를 선정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내년은 개교 20돌이 되는 해인데 특별한 계획은 뭔가요?

=20년이란 역사는 그다지 길지는 않지만 그 동안의 성과와 미래의 발전 의지를 가다듬는 다양한 행사를 열려고 합니다. 국제 학술행사 개최 및 연구활동 홍보, 각종 기념 행사와 문화 행사를 통한 지역사회 관련 기관 및 지역민과의 협력체제 구축, 대학 발전기금 모금 적극 추진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재학생 전원이 전액 장학생”

-다른 대학과 대별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복지 혜택이 풍성하다고 들었는데요, 대표적인 것은 뭔가요?

=포스텍은 모든 재학생 기숙사 생활, 내실 있는 국제화 정책 등 여러 가지 눈에 띄는 것이 있지만, 재학생 전원이 전액 장학생이란 점이 큰 매력입니다. 이는 국가가 추진하는 이공계 대학 지원 사업과 연관이 있는데, 현재 재학생의 90%가 국가 장학생이며 나머지 학생 역시 교비 장학금으로 전액 지원하고 있습니다.

-포스텍은 지난 20년보다 앞으로 나라 안팎에서 더욱 기대되는 대학으로 여겨지는데요, 포스텍의 미래는 어떻습니까?

=포스텍은 앞으로도 소수 정예를 지향하면서 기초과학 분야가 강한 칼텍의 기본 형태에다 응용과학 기술에서 앞선 엠아이티의 장점만을 흡수해,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연구 분야에서는 정보기술(IT), 생명공학(BT), 나노 기술(NT) 등을 종합해 융합하는 ‘컨버전스(융합) 기술’을 지향하면서 2020년까지는 세계적인 연구 중심 대학의 반열에 오르도록 할 계획입니다. 한상현 <한겨레대학길라잡이> 기자 eduplus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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