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의 중요성이 중학교로 내려온 상황이다. 학부모는 다양한 선택지 가운데 자녀에게 맞는 길을 함께 탐색해줄 수 있어야 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함께하는 교육] 커버스토리 /
중학생 학부모들의 유의점
중학생 학부모들의 유의점
“고1이면 대학 주사위는 던져진 거지, 뭐.” 학구열 높은 수다스런 학부모들이 자주 하는 이야기다. 중학생 학부모의 대부분은 이 이야기에 휘둘려 자녀의 공부에 과도하게 집착한다. 중학교 공부가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주변 이야기에 잘못 휘둘렸다간 낭패를 보기 쉽다. 다양한 정보도 필요하지만 학부모와 학생의 뚝심도 필요한 시기. 중학생 학부모들이 특별히 알아둬야 할 것들을 정리해봤다.
-어설프게 일반학교 보내는 건 최악?
=학습법 전문가 이지은씨는 “요즘 학부모들 사이에선 어설프게 동네 일반학교 가는 걸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실제로 중위권 이상의 학생들은 특목고에 진학하지 못한 것을 ‘실패’로 여긴다. 하지만 성적이 좋고 진로가 뚜렷해서 특목고 진학이 가능해도 학생의 성향에 따라 일반학교 진학이 나을 수도 있단 걸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일반학교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고교 공부를 할 수 있고, 진로탐색이 안 된 학생의 경우, 일반학교에 진학해 차분하게 진로를 탐색하는 게 오히려 좋을 수도 있다.
외고·자율고·특성화고 등
고교 진학폭 크게 넓어져
흥미·적성 살펴 선택해야
학부모들은 뭣보다 고교 진학의 폭이 넓어졌단 걸 알아둘 필요가 있다. 경희여중 강용철 국어교사는 “과거처럼 실업계, 인문계만 있는 게 아니라 외고, 자율고, 특성화고 등 다양한 고교가 있단 걸 알고, 학교 정보를 구체적으로 살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땐 자녀가 3년 동안 다닐 학교라는 점에 방점을 찍고, 자녀의 성향이나 흥미, 적성과 연결지어 맞춤형으로 학교를 살피는 태도도 필요하다. -기숙형 학교 가면 규칙적으로 생활한다? =여러 특목고가 기숙형으로 운영되면서 기숙학교에 대한 환상도 크다. 학부모들은 기숙형 고교에 진학하면 자녀가 규칙적으로 생활할 거라고 생각한다. 기숙형 학교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사교육비가 절약될 거라고도 짐작한다. 이것도 학생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집을 떠나서 생활한다는 게 자녀한테 어떤 부담인지 잘 살펴야 한다”고 했다. 기숙형 학교의 폐쇄성이 안 맞는 학생이면 기숙 생활이 공부에 장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잘 생활하다가도 집으로 와서 생활하는 주말 동안 통째로 시간을 낭비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 오랜만에 집에 왔다는 편안함에 늘어진 채로 주말을 보내는 학생도 있고, 이렇게 될까 두려워 주말 동안 학원에 다니는 학생도 있다. 기숙형 학교로 진학을 생각한다면 가능하면 현재 그 학교에 다니는 학생한테 정보를 얻어두는 게 좋다. -역시 학교보단 학원이 더 낫다? =중학교 때 학원을 통해 선행학습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하지만 최근 입시 변화를 보면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은 정말 독이 되기 쉽다. 최근 들어 중학교에선 학교 내신성적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지은씨는 “내신성적도 그렇고, 학교 선생님이 주는 사소한 점수들이 중요해졌다”고 했다. 수행평가, 학생부 기록 등이 중요해지면서 학습태도, 사소한 필기 자료 등도 놓치면 안 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사교육비 절감·규칙적 생활 기숙학교, 아이 성향 맞아야 선행학습은 되레 ‘독’ 될수도 선행을 한다고 학원에 등록했다간 공부는 둘째 치고 학교생활 태도에서 문제가 오기 쉽다. 동덕여중 이유진 과학교사는 “학원 다니느라고 정작 학교 와선 엎드려 자는 아이들이 있다”고 했다. 학원에서 대비해준다는 서술형도 독이 되기 쉽다. 학원에서 지나치게 선행을 할 경우, 어려운 개념은 알지만 쉬운 개념을 설명하지 못하는 결과도 낳을 수 있다. 이 교사는 “학원보단 예습을 한다는 마음으로 교육방송 강의 등을 한 번 훑어보는 수준의 공부를 하는 게 아이가 편안하게 공부하는 방법이다”라고 했다. -중학교 가면 24시간 긴장해야 한다? =중학교에 올라가는 자녀한테 부모가 자주 하는 말이다. 물론 급변하는 고교 입시 변화에 따라 긴장해야 할 측면도 있지만 실제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소리는 안 하는 게 좋다. 중학생이 되면 자존감이 낮아진다. 초등학교 때와는 달리 교과목 수도 많아지고, 교사 수도 많아져 적응하기도 힘든데다 이 시기엔 학생들이 자존감이 낮아지기 때문에 스스로 혼자 일어서는 능력도 부족하다. 이유진 교사는 “이 시기 아이들이 각종 브랜드를 좋아하고 여기에 안달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며 “브랜드를 소유하면서 자존감을 채우려고 하는 건데 이렇게 자존감이 낮을 때 불안요소가 있으면 더 힘들어진다”고 했다. 부모는 공부나 진학 문제를 놓고 가능하면 부드럽고 차분한 태도를 보여주는 게 좋다. 자녀가 차분하게 앉아서 꾸준히 해볼 거리들을 알려주고 이 활동을 독려하는 것도 좋다. 이 교사는 “서술형이 도입되면서 느낀 거지만 아이들이 손글씨를 정말 못 쓰더라”며 “편안하게 마음수련도 하고, 서술형 대비도 할 겸 손글씨 쓰기를 하게끔 돕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김청연 기자
학부모들은 뭣보다 고교 진학의 폭이 넓어졌단 걸 알아둘 필요가 있다. 경희여중 강용철 국어교사는 “과거처럼 실업계, 인문계만 있는 게 아니라 외고, 자율고, 특성화고 등 다양한 고교가 있단 걸 알고, 학교 정보를 구체적으로 살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땐 자녀가 3년 동안 다닐 학교라는 점에 방점을 찍고, 자녀의 성향이나 흥미, 적성과 연결지어 맞춤형으로 학교를 살피는 태도도 필요하다. -기숙형 학교 가면 규칙적으로 생활한다? =여러 특목고가 기숙형으로 운영되면서 기숙학교에 대한 환상도 크다. 학부모들은 기숙형 고교에 진학하면 자녀가 규칙적으로 생활할 거라고 생각한다. 기숙형 학교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사교육비가 절약될 거라고도 짐작한다. 이것도 학생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집을 떠나서 생활한다는 게 자녀한테 어떤 부담인지 잘 살펴야 한다”고 했다. 기숙형 학교의 폐쇄성이 안 맞는 학생이면 기숙 생활이 공부에 장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잘 생활하다가도 집으로 와서 생활하는 주말 동안 통째로 시간을 낭비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 오랜만에 집에 왔다는 편안함에 늘어진 채로 주말을 보내는 학생도 있고, 이렇게 될까 두려워 주말 동안 학원에 다니는 학생도 있다. 기숙형 학교로 진학을 생각한다면 가능하면 현재 그 학교에 다니는 학생한테 정보를 얻어두는 게 좋다. -역시 학교보단 학원이 더 낫다? =중학교 때 학원을 통해 선행학습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하지만 최근 입시 변화를 보면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은 정말 독이 되기 쉽다. 최근 들어 중학교에선 학교 내신성적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지은씨는 “내신성적도 그렇고, 학교 선생님이 주는 사소한 점수들이 중요해졌다”고 했다. 수행평가, 학생부 기록 등이 중요해지면서 학습태도, 사소한 필기 자료 등도 놓치면 안 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사교육비 절감·규칙적 생활 기숙학교, 아이 성향 맞아야 선행학습은 되레 ‘독’ 될수도 선행을 한다고 학원에 등록했다간 공부는 둘째 치고 학교생활 태도에서 문제가 오기 쉽다. 동덕여중 이유진 과학교사는 “학원 다니느라고 정작 학교 와선 엎드려 자는 아이들이 있다”고 했다. 학원에서 대비해준다는 서술형도 독이 되기 쉽다. 학원에서 지나치게 선행을 할 경우, 어려운 개념은 알지만 쉬운 개념을 설명하지 못하는 결과도 낳을 수 있다. 이 교사는 “학원보단 예습을 한다는 마음으로 교육방송 강의 등을 한 번 훑어보는 수준의 공부를 하는 게 아이가 편안하게 공부하는 방법이다”라고 했다. -중학교 가면 24시간 긴장해야 한다? =중학교에 올라가는 자녀한테 부모가 자주 하는 말이다. 물론 급변하는 고교 입시 변화에 따라 긴장해야 할 측면도 있지만 실제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소리는 안 하는 게 좋다. 중학생이 되면 자존감이 낮아진다. 초등학교 때와는 달리 교과목 수도 많아지고, 교사 수도 많아져 적응하기도 힘든데다 이 시기엔 학생들이 자존감이 낮아지기 때문에 스스로 혼자 일어서는 능력도 부족하다. 이유진 교사는 “이 시기 아이들이 각종 브랜드를 좋아하고 여기에 안달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며 “브랜드를 소유하면서 자존감을 채우려고 하는 건데 이렇게 자존감이 낮을 때 불안요소가 있으면 더 힘들어진다”고 했다. 부모는 공부나 진학 문제를 놓고 가능하면 부드럽고 차분한 태도를 보여주는 게 좋다. 자녀가 차분하게 앉아서 꾸준히 해볼 거리들을 알려주고 이 활동을 독려하는 것도 좋다. 이 교사는 “서술형이 도입되면서 느낀 거지만 아이들이 손글씨를 정말 못 쓰더라”며 “편안하게 마음수련도 하고, 서술형 대비도 할 겸 손글씨 쓰기를 하게끔 돕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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