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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한달 만원씩 냈다고…선생님의 마지막 수업

등록 2010-11-05 19:47수정 2010-11-06 18:36

8개 교육청, 교사 8명 해임
경남교육청 현관 봉쇄로 징계위 아예 참석못해
교과부 “징계위 열지않은 교육청엔 직무이행명령”
“중2짜리 딸아이가 많이 울더군요. 딸에게 아빠는 당당하니까 기죽지 말고 생활하라고 말해줬습니다.”

충북의 한 고교 교사 허아무개(49)씨는 5일 ‘마지막 수업’을 했다. 교단에 선 지 21년 만이다. 민주노동당에 후원금을 낸 혐의로 기소된 뒤 충북도교육청 징계위원회에서 해임 처분을 받았다. 그는 시엠에스(CMS) 계좌를 통해 한 달에 1만원씩을 민노당에 내온 것이 이런 엄청난 결과를 불러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허탈해했다.

특수학교 교사인 황아무개(30)씨는 지난달 29일 만삭의 몸으로 징계위가 열리는 경남도교육청에 소명자료를 준비해 갔다. 징계 대상 교사 9명이 “들어가게 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현관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교육공무원법 50조 3항은 진술 기회를 주지 않은 징계의결은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그는 그날 해임 처분을 받았다.

전국 8개 시·도 교육청은 민노당 후원 등의 혐의로 기소된 교사들에 대해 지난달 29일부터 5일까지 징계위원회를 열어 8명의 교사에게 해임 처분을 내렸다. 엄민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은 “징계 대상자들 가운데는 한 달에 5000원을 낸 사람, 배우자가 후원회원이라 본인의 통장에서 후원금이 빠져나간 억울한 경우도 여러 건”이라고 전했다.

경남도교육청의 경우 건물 출입구가 봉쇄돼 징계 대상자가 참석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징계를 강행해, 법이 보장하고 있는 의견 진술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은 “해당 교사들이 시민단체 회원 등 사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들과 함께 들어오려고 하는 바람에 직원·경찰들과 충돌이 빚어져 징계위에 못 들어가게 된 것”이라며 “교사들에게 출석 통지를 하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까지 보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교과부는 이날 “아직 징계위를 열지 않은 8개 시·도 교육청에 대해서는 직무이행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배제징계(파면·해임) 원칙 △포상감경 미적용 △시국선언 관련자 징계양정 가중 등 ‘협조요청사항’을 지키지 않은 시·도 교육청에 대해서도 법적 조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배제징계가 아닌 정직 등의 징계를 한 교육청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겠다는 것이다.

교과부의 이런 방침에 대해 전교조는 “구체적인 징계 수위까지 정해 주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직무이행명령을 내리겠다고 하는 것은 교육감의 자율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는 7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전국 교사 1500명이 참여하는 전국교사대회를 열고, 이주호 교과부 장관 퇴진운동과 40만 교사 서명운동을 선포할 예정이다. 이유진 기자, 창원/최상원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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