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들어 남자 아이 한 명이 전학 왔다. 6학년에 들어와 처음으로 전학생을 맞는 아이들은 꽤나 설레는 듯 전학 온 친구한테 관심을 보였다. 충남에서 한 반에 십여 명의 친구들과 공부를 했던 아이, 헌구는 제법 큰 학교 규모와 많은 아이들이 당황스러운지 어쩔 줄 몰라했다. 교실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얼굴이 붉어지더니 좀처럼 얼굴을 들지 못한다. 그런 헌구에 관심을 쏟았던 아이들 마음은 며칠 뒤 쓴 시에 잘 드러났다.
전학 온 아이
전학 온 아이가 쑥쓰러운지
말을 하지 않는다.
그 아이는 나와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쉬는 시간이 되자
그 아이 자리는
순식간에 아이들로 북적거렸다.
전학 온 아이에게 많은 말이 쏟아졌다.
조그만 키를 한 남자 아이는
계속 말을 안 했다.
(유준모/인천 남부초등학교 6학년)
준모 시를 보면 새로 온 친구에 대한 은근한 관심이 느껴진다.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조그만 키를 한 남자 아이”라는 표현이 헌구에 대한 긍정의 관심을 갖고 있는 준모의 마음을 드러내 준다. 하지만 자기 감정을 적극 표현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전학생 변헌구
우리 반에 전학생이 왔다.
이름은 변헌구, 키는 작고
얼굴은 검고 머리는 약간 뻗쳤다.
나이키 옷을 입고 조심스레
선생님 뒤를 따라 들어온다.
쑥스러운지 얼굴이 빨개지고
앞을 보려들지 않는다.
나는 전학을 안 가봐서 모르겠다.
쉬는 시간이 되자 아이들이
전학생 자리에 몰려든다.
(가주혜/인천 남부초등학교 6학년)
전학생
우리반에 전학생이 왔다.
시골학교에서 왔다고 하였다.
이름을 ‘변헌구’
시골에서 많이 뛰어 놀았는지
피부가 약간 까만 편이다.
헌구가 오고나니
쉬는 시간이면
우리반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이름을 물어본다.
헌구는 쑥스러운지
얼굴이 빨개졌다.
(임지원/인천 남부초등학교 6학년)
주혜는 준모보다 헌구에 대한 표현이 섬세하다. 조심스레 선생님 뒤를 따라오는 헌구의 모습이 잡힐 듯하다. 지원이 시에는 앞의 두 편 시와 달리 가무잡잡한 헌구의 모습을 보면서 헌구의 생활을 상상해 쓴 대목이 나온다. 시골에서 뛰어놀았을 헌구를 그려 보는 지원이 마음 속에 혹 그런 생활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겹쳐졌던 것은 아닐까!
헌구는 지금 아이들과 잘 섞여 지낸다. 강승숙/인천 남부초등학교 교사 sogoch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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