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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아들의 몽정기’ 아직도 모른 척하세요?

등록 2005-06-26 17:12수정 2005-06-26 17:12

사춘기에 여성에게 월경이 있다면 남성에게는 몽정이 있다. 몽정은 건강한 남성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것으로 고환에서 정자가 만들어지고 이로 인해 아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또 정액을 ‘방출’하면서 느끼는 흥미로운 꿈과 성적 쾌감이라고 할 묘한 기분도 느끼게 된다.

이처럼 성호르몬 분비에 따라 뚜렷한 성징을 보인다는 점과 생명 탄생의 가능성 측면을 보면, 여성의 생리나 남성의 몽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남자 아이의 몽정은 딸아이의 초경에 비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다. 미리 사춘기 몸의 변화를 알고 있는 아이들이라면 당황하는 기색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몸에 무슨 이상이 생겼나?’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이렇게 된 건가?’ 하고 고민을 하게 되고, 예측 불가능하게 불쑥불쑥 찾아오는 몽정은 꽤 신경이 쓰인다. 꿈에 나타나는 요상한 내용 때문에 수치심,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사춘기를 지낸 청소년들에게 성교육을 하면서 여자 아이들에게는 초경을, 남자 아이들에게는 몽정을 경험했을 때 느낌을 표현하게 하면, 여자 아이들은 다양하게 자신의 경험과 느낌을 표현하는 반면 남자 아이들은 그때 어떻게 느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표정을 짓는 애들이 많다. 어떤 남자 청소년들은 마치 남의 일인 양 또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뭐, 그저 그랬어요’ ‘몰라요’ ‘생각해 본 적 없는데요’ 등 무성의하게 대답하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분위기가 잡히면 술술~ 한번도 얘기해 본 적 없다는 그때 그 느낌을 얘기하곤 한다.

여자 친구랑 호기심에 성관계를 했는데 임신했다는 소리를 듣곤 ‘나처럼 어린 나이도 성관계를 하면 임신이 되나요?’라고 질문을 하는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있었다. 사춘기를 지난 남자 아이들은 여자들에 비해 훨씬 더 빠르게 성적 충동을 느끼게 되고 자위 행위 등 성행동을 하게 된다.

이 과정의 남자 아이들은 성적 충동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되 책임 있게 대처할 수 있는 감수성도 길러야 한다. 그래서 딸아이 성교육 못지 않게 아들을 둔 부모들에게 가정에서의 성교육이 중요하다는 걸 강조한다.

초경 파티처럼 ‘몽정 파티’도 계획해 볼 만하다. 한 가족만으로 조촐하다면 또래들 서너 명을 모아서 함께하는 것을 구상해도 좋겠다. 성적 존재로 커가는 사춘기 소년들이 성을 두고 수다를 떨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면, 이후 음담패설이나 무용담만으로 성 이야기하는 것을 넘어 진솔하게 자기의 몸과 만나며 타인과의 관계를 고려하는 성 감수성을 키워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명화/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 bright@ym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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