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손쉽게 사용하는 매체로 등장한 지 오래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청소년 누리꾼들은 마치 100m 달리기를 하듯 자기 개성 표출에 여념이 없다. 그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인터넷 용어와 이모티콘이다. 인터넷에서 쓰는 인터넷 용어, 감정이라는 뜻의 이모션(emotion)과 그림문자를 뜻하는 아이콘(icon)의 합성어인 이모티콘(emoticon)은 현재 누리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모티콘은 상대와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제한된 인터넷 공간 안에서 상대에게 표정, 말투, 감정 상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많이 쓰인다. 황당하고 당황한 표정 ㅡㅡ;;, 어이 없다는 표정 ㅡㅁㅡ ㅡ_ㅡ, 슬픔 또는 감동의 눈물 ㅠㅠ ㅜㅜ, 웃는 표정 ^ㅡ^ *^^*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가장 최근에는 좌절 금지라는 의미로 OTL이 새로 등장했다.
또 각종 인터넷 메신저를 쓰다 보니 대화를 좀더 빠르게 주고받기 위해 언어를 축약하거나 간단하게 고쳐 사용하는 인터넷 용어들도 많다. 뿐만 아니라 한글을 매우 심하게 고쳐 우리말 같지 않은 ‘외계어’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국어의 자음만을 따서 의성어로 사용하는 ㅋㅋ ㅎㅎ ㅇㅇ, 긴 말을 줄인 글쵸(그렇죠) 즐감(즐겁게 감상하세요), 외계어의 일종인 ‘옵화 오야. 샤릉해(오빠 최고야. 사랑해)’ ‘ㅇよ ㄴに んㅔ ㅇこl(안녕하세요)’ 등이 그 대표적인 보기다. 안산 동산고 3학년 김정선(18)양은 “인터넷 용어나 이모티콘을 쓰면, 주로 문자로 의사소통을 하다보니 자칫 답답할 수도 있는 인터넷 공간이 생기 있고 활발하게 느껴져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점차 더 많이 사용함에 따라, 사람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많다. 인터넷에서의 언어 습관은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단한 예로, 기초적인 맞춤법에 혼동이 온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경기 포천고 3학년 정은희(18)양은 “요즘 들어 자꾸만 간단한 맞춤법마저도 혼동이 돼서 당황스러울 때가 있는데 아무래도 인터넷에서 너무 편하게 글을 쓰다보니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에게 개성 표출의 공간이자 새로운 놀이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인터넷, 이런 흐름에 발맞춰 등장한 인터넷 용어와 이모티콘은 누리꾼들의 훌륭한 동반자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형태를 알아 볼 수 없는 인터넷 용어나 이모티콘의 남발은 오히려 대화에 방해가 되고 그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 청소년들이 조금 더 분별있게 이를 사용해 여름 바다의 시원한 파도처럼 기분 좋은 인터넷 공간이 피어나길 바란다. 강지영/1318리포터, 안산 동산고 3학년 lovelyw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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