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영역 통합방안 폐기…한문·제2외국어 제외 않기로
올해 고교 1학년생들이 치르는 2014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한 해 2회 치르려던 방안이 사실상 백지화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8월 ‘2014학년도 수능 체제 개편 시안’을 발표하면서 “단 한번의 시험으로 평가해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가혹하다”며 현재 1회만 치르는 수능을 11월에 보름 간격으로 2회 치르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방안에 대해 두 시험의 난이도를 동일하게 조정하는 일이 쉽지 않고, 첫 시험 뒤 보름 동안 단기 속성 과외 등 사교육이 급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교과부 관계자는 “연구진들 사이에서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냐는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일단 복수 시행 방안을 무기한 연기하고 적절한 시행 시기는 다시 논의할 방침이다.
현재 11과목인 사회탐구영역을 6과목으로, 8과목인 과학탐구영역을 4과목으로 통합해 과목 수를 줄이고, 학생들이 이 가운데 1과목만 선택하도록 했던 시안의 방안도 폐기된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는 국·영·수 몰입교육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과목은 통합하지 않으며 선택 과목 수도 1과목에서 2과목으로 늘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안에 포함됐던 한문과 제2외국어를 수능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폐기될 것으로 알려져, 총 응시과목은 시안의 4과목(국·영·수·탐구 1과목)에서 6과목(국·영·수·탐구 2과목·한문 및 제2외국어)으로 늘어나게 됐다.
국어, 영어, 수학을 난이도에 따라 A형, B형으로 나눠 치르는 ‘수준별 수능’은 변경 없이 그대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수능 체제 개편 최종안’을 오는 26일 발표할 예정이다. 김성천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은 “교과부가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시안을 성급하게 발표해 놓고 나중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자 내용을 수정해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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