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 설정 수준 월평균 가구소득
성적 상·하위 학교 소득차이
초등 1.53배→중등 1.67배로
고교도 특목고가 1.56배 많아
“학교교육 소득격차 보완못해”
초등 1.53배→중등 1.67배로
고교도 특목고가 1.56배 많아
“학교교육 소득격차 보완못해”
학교간 교육 격차가 학교별 학생들의 평균 가구소득, 부모의 교육 수준과 정확히 비례하고, 상급 학교로 올라갈수록 그 격차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학교의 교육 역량은 학교간 교육 격차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한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과 이혜숙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7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리는 ‘서울교육종단연구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할 ‘서울시 학교 교육 격차에 대한 다층모형 분석’ 연구 논문을 26일 공개했다. 논문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서울교육종단연구 분석대상 학교 가운데 초·중·고교 251곳의 학생 7887명을 표본추출해, 부모의 학력과 가구소득, 사교육 등 부모의 교육적 지원, 학교의 교육활동 등이 학생들의 수학 성적에 미치는 영향을 다층모형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초·중·고교 모두 부모의 소득과 교육 수준 등 사회경제적 배경이 좋을수록 수학 성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부모의 월평균 가구소득이 250만원인 학교와 550만원인 학교 사이의 수학 평균점수 차이가 초등학교는 5점, 중학교는 13점, 고등학교는 15점으로 상급 학교일수록 컸다. 반면 학교장의 리더십과 학교 풍토, 방과후 학교 등 학교의 교육활동 역량은 수학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다.
유 연구위원은 “학습 초기 단계에서 저소득층 가정 중심으로 나타나는 학습결손이 상급 학교로 진학하면서 보완되지 못한 채 확대되는 것”이라며 “학교간 교육 격차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인데, 공교육이 이 격차를 효과적으로 보완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연구진이 국어·영어·수학 세 과목의 평균 학업성취도 수준과 월평균 가구소득을 비교한 결과, 초등학교는 성적 상위 30%에 드는 학교의 월평균 가구소득이 하위 30%의 1.53배, 중학교는 1.67배로 조사됐다. 특히 고등학교는 특수목적고(외국어고, 과학고, 국제고)의 월평균 가구소득이 727만원으로 자율형사립고(526만원)의 1.38배, 일반계고(465만6000원)의 1.56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자치구별 교육경비지원예산(2008년)도 액수가 가장 많은 강남구(105억300만원)와 가장 적은 도봉구(10억원) 사이에 10배의 격차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최민선 연구원은 “결국 가구소득과 부모의 지원이 뒷받침된 사교육, 학교나 집이 속한 지역 등에 따른 교육기회의 불평등이 학력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소수의 명문학교를 키우기보다는 서열화돼 있는 학교체제를 개편해 ‘수평적 다양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