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를 위한 책’을 보며 나만의 책읽는 방법을 탐색해보는 것도 좋다. <한겨레> 자료사진
[함께하는 교육] 커버스토리 /
책읽기의 근본적 의미 이해
지식의 폭을 넓힐 수도 있어
적성과 꿈을 찾는 진로독서
책읽기의 근본적 의미 이해
지식의 폭을 넓힐 수도 있어
적성과 꿈을 찾는 진로독서
사서교사가 추천하는 ‘책읽기를 위한 책들’
영화감상, 음악감상과 함께 전 국민의 취미라고 할 수 있는 독서는 취미를 묻는 항목에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하지만 정작 독서를 취미로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큰맘 먹고 1년에 몇번 하는 일을 취미라고 할 수 있을까?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는 옛말처럼 책도 읽어보고 즐거운 경험을 가진 사람이 즐길 수 있다.
정말 취미로 ‘독서’하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취미를 취미답게 시작하라는 것이다. 남들은 다 읽었다는 고전부터 무작정 도전하기보다 자신의 관심과 흥미에 맞는 쉬운 책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고전은 누구나 읽었다고 생각하지만 ‘읽기는 싫은 책’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 않은가?
부끄럽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고등학교 3학년에 처음 교과서 이외의 책을 읽을 정도로 책을 돌처럼 여겼지만, 친구가 권해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상실의 시대>를 읽고 나서 책읽기가 너무 즐거워졌다. 책 한권 읽지 않던 내가 책읽기를 권하는 사서교사가 된 건 한권의 책이었다. 한권의 책이 삶을 변화시키는 기적을 경험한 것이다.
영국의 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이렇게 말했다.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 스스로의 가치가 결정되지 않은 청소년기에 책읽기를 통해 찬란하게 빛나는 보석으로 자신을 연마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남보다 늦었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또 어려운 책을 보는 친구와 비교할 필요도 없다. 스스로의 즐거움을 찾아 책을 즐기는 취미로서의 독서가 중요하다. 다양한 책읽기의 방법들이 있지만 아래 소개할 네권의 책은 책읽기의 의미와 중요성,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 읽고 즐기며 폭넓게 아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인문 서울관광고 사서교사
호모 부커스-책읽기의 달인 /이권우 지음/그린비
정보가 넘쳐나고 알아야 할 교양이 넘치는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어쩌면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의 저자 다치바나 다카시식의 독서방법이 더 효율적일지 모른다. 하지만 <호모 부커스> 저자 이권우는 지식 습득을 위한 책읽기를 넘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책읽기를 제안한다.
1부에서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 소개하고 2부에서는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책읽기의 의미와 중요성을 깨닫도록 차근히 설명하는 저자의 노력이 엿보인다. 느리게 읽기, 깊이 읽기, 겹쳐 읽기, 토론과 쓰기를 통해 온몸으로 읽는 책읽기를 통해 삶을 변화시키는 책읽기 방법을 소개한다.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책읽기의 근본적 의미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책읽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보려는 청소년이 읽으면 좋다. 또한 거창하게는 독서철학을 세우는 데에도 힘이 될 것이다.
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나루케 마코토 지음·홍성민 옮김/뜨인돌
일본 경제인 가운데 최고의 독서가로 알려져 있는 나루케 마코토의 독서법 안내서이다. 경제인답게 저자는 경쟁력 있는 독서의 효율성을 강조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있음에도 소개하는 이유는 저자가 이야기하는 책읽기의 방법에 도움이 될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 열권을 동시에 읽는 ‘초병렬 독서법’을 소개하고 있다. 장르나 주제에 상관없이 여러권의 책을 동시에 읽으면 뇌의 다양한 부위가 활성화되어 발달하며 여러 분야의 지식이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다양한 분야의 책읽기뿐만 아니라 한 주제에 관련된 여러 권의 책읽기 또한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을 가능하게 해준다. 지식의 폭과 깊이를 더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독서법이라고 생각한다. 책읽기에 재미를 붙인 청소년이라면 새로운 방법의 독서법에 도전해보기를 권한다.
오늘 읽은 책이 바로 네 미래다/임성미 지음/북하우스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읽기와 진로 계발을 연결한 가이드북이다. 오랫동안 독서교육, 진로 탐색 강사로 활동해 온 저자는 학생들이 책읽기를 통해 진로를 발견하고 꿈을 이루어 가는 데 도움이 되도록 안내하고 있다.
중학생을 위한 진로 독서를 위해 ‘진로 독서 로드맵 5단계’를 제시하며 책읽기에 흥미를 가지는 것부터 시작해 적성과 꿈을 탐색한다. 인생의 역할모델을 만들고 역사와 사회의 배경지식을 키우며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는 진로 독서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고등학생이 되면 선택해야 할 문과와 이과에 대해 진단해볼 수 있는 꼭지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 선정, 성격 유형별 독서법 등이 소개되어 흥미를 자극한다. 혈액형별 성격 유형과 같이 정확히 맞을 수는 없지만 작은 도움은 될 수 있을 듯하다. 진로에 막연함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결정적인 책들/왕상한 지음/은행나무
서강대 왕상한 교수의 <결정적인 책들>은 작가의 굴곡있는 삶의 여정과 고비를 함께했던 책들에 대한 서평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내 안의 무언가 흔들리다’, ‘사랑, 지구에서 나를 서 있게 하는 힘’, ‘안과 밖, 좌와 우, 나와 너를 알다’와 같이 작가의 기준에 따른 분류 아래 48권의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작가는 쉬운 책부터 어려운 고전까지 한데 엮어 소개하면서도 책에 대한 본인의 해석과 경험을 녹여내 원작을 읽고 싶게 만든다.
책읽기의 방법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책은 아니지만 앞에 소개했던 책들과 함께 작가의 책읽기 방법을 따라가 본다면 책읽기가 주는 성찰과 위안, 성장의 경험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소개한 책을 따라 읽어보며 경험의 폭을 넓혀보면 좋겠다. 한권의 책이 삶에 영향을 주는 소중한 경험을 가져보기를 기대한다.
호모 부커스-책읽기의 달인 /이권우 지음/그린비
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나루케 마코토 지음·홍성민 옮김/뜨인돌
오늘 읽은 책이 바로 네 미래다/임성미 지음/북하우스
결정적인 책들/왕상한 지음/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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