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희 <경향신문>기자
[함께하는 교육] 커버스토리 /
<청소년을 위한 메모의 기술>지은이 최상희 <경향신문>기자 인터뷰
쓰기의 중요성은 점점 강조되고 있다. 그냥 쓰기가 아니다. 자기 생각이 담긴 ‘능동적 쓰기’여야 한다. <청소년을 위한 메모의 기술>을 쓴 최상희(사진) <경향신문> 기자는 “메모를 잘하는 학생들을 보면 논술도 잘한다”고 했다. 최 기자한테 단순한 기록처럼 보이는 메모와 글쓰기 그리고 공부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물었다. <청소년을 위한 메모의 기술>은 현행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 2종에 수록된 책이다.
-많은 학생들이 노트 필기가 곧 메모라고 생각한다. 노트 필기와 메모는 어떻게 다른가?
“학생들에게 노트 필기는 선생님이 말한 것을 거의 그대로 옮겨 적는 것이다. 객관적인 사실 위주로 나열된다. 필기는 수동적인 성격이 강하다. 내용과 순서 모두 선생님 말씀에 따라 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메모는 객관적인 내용들을 주관적으로 정리하는 쓰기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 메모를 보면 자기 방식대로 기호나 색상 등을 이용해 그것이 왜 중요한지, 그것이 무엇과 연관돼 있는지를 체크한다. 메모에는 작성자의 선택과 집중 과정이 담겨 있다. 또 필기는 해설이 많지만 메모는 아주 간략히 요약돼 있다. 최근에 서술형·논술형 시험을 정기고사에서 확대 시행하고 있는데 메모한 것들을 문장식으로 바꾸면 이런 글쓰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논술 잘하는 아이들을 보면 평소에 이렇게 단어나 개념 등을 메모해두는 걸 잘한다.”
-메모를 잘하면 성적도 높다는 결과가 있나?
“메모는 공부 방법론 가운데 하나라 하나의 변인만으로 학업 성취도를 말하기란 어렵다. 성적보다는 태도와 연관지었으면 좋겠다. 요즘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지 않나. 이건 다른 말로 ‘자습’이다. 스스로 학습 목표를 정해서 공부하고, 잘 못하는 부분은 보충하는 거다. 스스로 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보면 수첩에 자기 나름의 스케줄을 메모하고 있다. 이런 과정들을 보면 메모는 기억에도 도움을 주지만 ‘자기 의지’를 키워주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메모는 물론이고 필기 자체를 힘들어 하는 학생들도 있다. 특히 남학생들의 경우가 그렇다. 이런 학생들한테는 메모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하나? “보통 여학생들과 비교하면 남학생들은 15살 이전까지 뭔가를 글로 쓰고 정리하는 것에 많이 서툴다. 쓰는 데 익숙한 여학생들은 여기저기에 메모를 많이 해 두지만 남학생들은 그렇지 않다. 이런 친구들이라면 메모장을 따로 만들기보다는 문제집, 참고서등을 활용하면 좋다. 예를 들어 문제집 앞에 에이4(A4) 용지 반 정도 크기의 종이를 붙여두고 과목별 일정을 바로바로 적어보는 거다. 글도 메모지만 표시도 메모다. 완전 초보일 경우에는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형광색으로 표시를 해보라고 하면 좋다. 중요한 문제, 쪽수 등 아주 사소해 보이는 부분에라도 표시를 하는 거다. 좋은 표현에 밑줄을 그어보라고 하는 것도 좋다. 나중에 교과서를 펼쳐보다가 거기에 분명 눈이 갈 거다. 무리해서 메모를 하기보다는 이렇게 사소한 표시, 색칠부터 시작해 보는 게 좋다.” -메모의 중요성이 사회적으로도 강조되고 있고, 학습 부분에서도 강조되고 있다. 메모가 왜 중요하다고 보나? “나도 머리가 나쁘다. 지능이 낮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람의 기억은 유한하다는 의미다. 청소년들은 뜻밖에 기억력이 낮다. 다만, 학습을 통해 매일 반복하기 때문에 공부한 걸 잊지 않는 것이다. 메모는 단순히 기억을 돕는 게 아니라 기억에 대한 단서, 추론을 도와주기 때문에 학생들 각자의 공부의 맥과 틀을 잡아줄 거다.” -좋은 메모란 어떤 메모라고 생각하나?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노트는 깨끗하지 않다. 하지만 지저분한 메모 속에도 각자의 원칙들이 보인다. 어떤 아이는 핵심이나 요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고, 어떤 아이는 교과와 관련 없는 선생님의 농담이나 행동 등을 살짝 메모해두기도 했다. 다른 사람의 메모 방법을 따라하기보다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만의 메모 방법을 찾아봤으면 좋겠다. 자신의 능력, 취향 등 학습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는 거다. 메모는 할수록 순발력과 감각이 생기는 활동이다. 일단 자기 방식을 찾기 위해 열심히 메모해 보는 게 먼저다.”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최상희 기자는 “살아 있는 나만의 메모 방법을 찾으면 학습력도 자연스럽게 길러진다”고 했다. 사진은 유효원양의 문학 교과서 가운데 일부. 유양은 개념이해를 위해 그림을 이용해 메모를 해뒀다. 유효원양 제공
-메모는 물론이고 필기 자체를 힘들어 하는 학생들도 있다. 특히 남학생들의 경우가 그렇다. 이런 학생들한테는 메모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하나? “보통 여학생들과 비교하면 남학생들은 15살 이전까지 뭔가를 글로 쓰고 정리하는 것에 많이 서툴다. 쓰는 데 익숙한 여학생들은 여기저기에 메모를 많이 해 두지만 남학생들은 그렇지 않다. 이런 친구들이라면 메모장을 따로 만들기보다는 문제집, 참고서등을 활용하면 좋다. 예를 들어 문제집 앞에 에이4(A4) 용지 반 정도 크기의 종이를 붙여두고 과목별 일정을 바로바로 적어보는 거다. 글도 메모지만 표시도 메모다. 완전 초보일 경우에는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형광색으로 표시를 해보라고 하면 좋다. 중요한 문제, 쪽수 등 아주 사소해 보이는 부분에라도 표시를 하는 거다. 좋은 표현에 밑줄을 그어보라고 하는 것도 좋다. 나중에 교과서를 펼쳐보다가 거기에 분명 눈이 갈 거다. 무리해서 메모를 하기보다는 이렇게 사소한 표시, 색칠부터 시작해 보는 게 좋다.” -메모의 중요성이 사회적으로도 강조되고 있고, 학습 부분에서도 강조되고 있다. 메모가 왜 중요하다고 보나? “나도 머리가 나쁘다. 지능이 낮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람의 기억은 유한하다는 의미다. 청소년들은 뜻밖에 기억력이 낮다. 다만, 학습을 통해 매일 반복하기 때문에 공부한 걸 잊지 않는 것이다. 메모는 단순히 기억을 돕는 게 아니라 기억에 대한 단서, 추론을 도와주기 때문에 학생들 각자의 공부의 맥과 틀을 잡아줄 거다.” -좋은 메모란 어떤 메모라고 생각하나?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노트는 깨끗하지 않다. 하지만 지저분한 메모 속에도 각자의 원칙들이 보인다. 어떤 아이는 핵심이나 요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고, 어떤 아이는 교과와 관련 없는 선생님의 농담이나 행동 등을 살짝 메모해두기도 했다. 다른 사람의 메모 방법을 따라하기보다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만의 메모 방법을 찾아봤으면 좋겠다. 자신의 능력, 취향 등 학습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는 거다. 메모는 할수록 순발력과 감각이 생기는 활동이다. 일단 자기 방식을 찾기 위해 열심히 메모해 보는 게 먼저다.”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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