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개대 2009년 적립금 현황
7조 중 35% 용도 불분명
“비교육적 사용 가능성”
7조 중 35% 용도 불분명
“비교육적 사용 가능성”
전국 4년제 사립대의 누적적립금이 7조원에 이르고, 이 가운데 용도가 불분명한 ‘기타 적립금’이 2조400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나 건축, 장학처럼 사업적 용도가 분명하지 않은 기타 적립금의 비중이 높은 대학의 경우, 적립금이 비교육적 용도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춘진 민주당 의원이 14일 공개한 ‘2009년 사립대학 용도별 적립금 현황’ 자료를 보면, 전국 133개 4년제 사립대는 2009년까지 모두 6조9493억원의 적립금을 쌓아놓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34.8%(2조4155억원)는 기타 적립금이었다. 서울의 주요 사립대 가운데는 경희대가 기타 적립금 비중이 67.9%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은 중앙대(51.5%), 국민대(49.2%), 이화여대(42.7%) 순이었다.
임희성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연세대나 카이스트의 경우처럼 대학이 적립금으로 펀드에 투자했다가 원금 손실을 입기도 한다”며 “용도를 정하지 않은 기타 적립금은 이런 비교육적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적립금은 이밖에 △건축 적립금 3조2000억원(46.0%) △연구 적립금 6381억원(9.2%) △장학 적립금 5954억원(8.6%) △퇴직 적립금 999억원(1.4%) 등의 용도로 적립됐다. 학교 재단이 자산전입금(건물 신축 등 학교 시설 확충에 재단이 출연하는 전입금) 등으로 책임져야 할 건축 용도로 적립금의 46.0%가 적립된 반면,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장학 적립금의 비중은 8.6%로 매우 낮았다.
대학별로는 한양대(7.3%), 숙명여대(5.6%), 서강대(3.8%) 등의 장학 적립금 비중이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으며, 특히 누적적립금이 두번째로 많은 홍익대(4857억원)는 장학 적립금 비중이 고작 0.1%에 불과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