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기
‘국교련’ 새 회장 맡은
김형기 경북대 교수
김형기 경북대 교수
“정부는 국·공립대학을 통제하려는 시도를 포기해야 합니다. 대학의 경쟁력 제고를 명분으로 법인화해야 한다고 하지만, 돈벌이를 부추기고 1980년대 이후 어렵게 이뤄낸 학내 민주화만 훼손될 게 뻔합니다.”
지난 17일 대구 경북대에서 열린 전국 국공립대학 교수회연합회(국교련) 총회에서 신임 상임회장으로 선출된 김형기(사진·경북대 교수회장·경제통상학부)교수는 국·공립대학의 상태를 ‘위기 상황’으로 진단하며 정부 방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해말 서울대법인화법 날치기 통과를 시작으로, 교육과학기술부가 국립대 통폐합과 법인화, 교수 성과연봉제 도입 등을 담은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
“교수 사회의 과도한 정치화를 빌미로 학장 직선제를 폐지했지만, 총장이 학장을 임명하면 밀실 정치 부작용이 더 큽니다. 줄서기와 연공서열이 강화되니까요. 성과연봉제는 교수들을 협력 대신 경쟁하도록 만들고, 순수 학문 생산을 저해하며, 법인화된 국립대학은 급속히 기업화할 것입니다.”
국교련이 ‘저항’의 방편으로 삼은 것은 헌법소원을 포함한 법률 개정이다. 김 회장은 “현재 교과부 장관이 각 대학을 지도·감독하게 돼있는 고등교육법에서 위헌 소지가 있는 지도권을 빼야 한다”며 “그 대신 감독·감사권을 강화하면 대학의 공공성과 책무성이 확보되면서도 자율성이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국교련은 앞으로 40개 회원대학 소속 교수들의 서명작업과 함께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국회에 입법청원하고, 교과부의 국립대 정책에 대한 헌법 소원과 고등교육법 위헌 소송도 검토하기로 했다. “대학자치기구를 의사결정기구로 격상시켜 대학 운영의 전권을 가진 총장과 권한을 나눠야 합니다. 대학이 합리적인 구조로 자율성을 갖게 된다면 국공립대의 공교육화가 바른 방향을 찾게 될 겁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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