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일기는 아이의 관심 분야에 따라 다양하게 쓸 수 있다. 학생들이 쓴 미래일기. 사진 출처 <공부가 저절로 되는 마법의 일기쓰기>(팜파스)
학습일기 쓰는 법
외국어·수학·시사 등 종류 많아
일주일 두세 번 써야 효과 생겨
외국어·수학·시사 등 종류 많아
일주일 두세 번 써야 효과 생겨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켰을 때의 기쁨도 잠시, 유치원과 사뭇 다른 학교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 그때부터 아이와 부모를 짓누르는 무거운 바윗덩어리 같은 것이 하나 생깁니다. 그 바윗덩어리는 바로 ‘일기쓰기’ 숙제이지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에게 일기쓰기 숙제는 다른 어떤 숙제보다 하기 싫으면서도 어렵게 느껴지는 숙제입니다. 아이들이 그렇게 느끼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다람쥐 쳇바퀴처럼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일기 쓸거리를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일기쓰기를 지도해줘야 하는 부모님 또한 선생님이 내주시는 일기쓰기 숙제를 힘들어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오늘이 어제 같고, 어제가 오늘 같은 생활 속에서 매일매일 쓸거리를 찾아내려면 막막하니까요.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달리하면 해결책이 보일 겁니다. 왜냐하면 일기 쓸거리를 꼭 아이의 일상생활 속에서 찾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시선을 조금만 돌려보세요. 아이가 보고 듣고 겪은 일이 아니더라도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신경을 쓰면 쓸거리는 우리 주변에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텔레비전이나 신문, 책이나 그림을 보면서 그에 대한 자기 생각을 쓸 수도 있고, 가족들과의 나들이나 친구들과 간 체험학습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쓸 수도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일기 소재들을 찾아내지만 그 가운데서도 ‘꿩 먹고 알 먹는’ 식으로 한꺼번에 여러 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과정 속에서 소재를 찾아내는 것인데, 아이들 학습과 관련된 부분에서 소재를 찾아 쓰는 일기를 흔히들 ‘학습일기’라고 합니다.
학습일기에는 과학 실험일기, 관찰일기, 외국어(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일기, 수학 증명일기, 시사 일기, 역사 일기 등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이렇듯 학습일기는 여러 내용을 다룰 수도 있고, 다양한 주제를 포함할 수도 있어요. 형식 또한 보고서 형식, 문답 형식 등 각양각색이어서 아이들의 취미나 특기를 학습과 함께 아우르기 좋습니다. 그 결과 아이들이 이런 학습일기를 쓰면 글쓰기 능력뿐만 아니라 수학, 과학, 읽기, 쓰기 등의 교과학습 능력이 좋아지게 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또한 학업 성적이 덩달아 올라가기 때문에 아이가 자연스럽게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학습일기의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생각날 때, 마음 내킬 때만 일기를 써서는 안 됩니다. 꾸준히 써야 합니다. 최소한 일주일에 두세 번 이상은 써야 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무리하게 도전하는 것보다 충분한 기간을 두고 서서히 학습일기 쓰기 연습을 해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도 아이가 평소 좋아하는 분야, 관심을 보이는 부분부터 접근하여 천천히 그 범위를 넓혀가야겠지요.
요리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면 요리에 필요한 재료, 재료를 다듬고 손질하는 법, 조리 방법, 조리할 때 주의할 점 등을 기록하는 단순한 일기쓰기부터 시작하세요. 그러면서 재료들과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와의 상관관계, 요리 과정에 따른 재료의 상태 변화와 화학적 변화 과정 등과 같이 학습적인 부분과 자연스럽게 연결하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아이가 요리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는 일기를 쓸 때 국어 교과서에서 설명하는 글을 보여주며 참고하도록 하는 식으로 점점 범위를 넓혀가는 동시에 학습과 연계시켜 주세요.
그러면서 아이가 수업시간에 배워서 알고 있는 사실과 학습일기를 쓰면서 알게 된 사실, 앞으로 더 자세하게 알아보고 싶은 내용, 공부를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 등에 대해서도 쓸 수 있게 해주세요. 여기에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등을 덧붙이게 하면 더욱 좋고요.
이렇게 하려면 아이나 부모님이 수시로 교과서를 살펴봐야 합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가 수업 시간에 배울 내용이 어떤 것인지 사전에 파악해 둬야만 일상생활 속에서 적당한 기회를 포착해 아이와 함께 학습일기를 쓸 수 있을 테니까요. 반대로 일상생활을 하는 가운데 어떤 상황을 우연히 맞닥뜨렸을 때 아이에게 교과학습 내용과 연결해 설명해줄 수 있습니다.
아이 교과서만 살펴볼 것이 아니라 교과와 관련된 여러 가지 활동들도 함께 해보세요.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들을 찾아 예습 삼아 아이와 함께 가볍게 읽어 보세요. 원래 작품과 교과서 수록 작품이 어떻게 다른지, 교과 과정 속에서는 작품을 어떻게 바라보며 활동하고자 하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도 좋겠지요. 여건이 허락한다면 아이가 수업시간에 해볼 활동을 부모님과 함께 가볍게 해보는 것도 좋고요.
교과 과정과 관련 있는 곳 목록을 뽑아두었다가 가족 나들이 삼아 미리 갔다 오는 것도 좋습니다. 선생님이 아무리 자세하게 설명해주신다 해도 책에 나오는 사진이나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로만 듣는 것과 자기가 직접 가서 보고 들으면서 생생하게 살아 있는 체험을 했을 때와는 학습효과가 많이 다를 테니까요.
이런 활동을 할 때에도 아이가 학습 계획일기를 쓸 수 있도록 하면 더욱 좋습니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활동들을 할 것인지, 어떤 책을 언제 읽고 어떤 활동들을 해볼지 학습계획을 세워서 일기에 쓰도록 하세요. 그리고 어떤 부분을 얼마만큼 실천했는지 체크하는 학습 기록일기를 쓰도록 하는 것도 좋습니다. 실천하지 못한 부분은 왜 실천하지 못했는지 까닭을 밝히고 그에 대한 자기 생각을 함께 써보게 하세요.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 부분에 대한 보충은 언제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게 하고, 다짐이나 각오도 써넣게 하면 더 좋고요.
학습일기는 예습은 물론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들을 다시 한 번 따라해 보면서 아이가 복습할 때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책을 보면서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강조하셨던 부분이나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 아직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 등을 체크해 쓰도록 하세요. 이렇게 학습 정리일기를 쓰도록 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복습을 하게 될 뿐만 아니라 확실하게 알고 있는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이 어디인지를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됩니다. 또 어떤 부분을 더 보충해야 할지 확실하게 알 수 있기 때문에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도 길러줍니다.
그러니 아이가 일기 쓸거리가 없다고 투덜댈 때는 교과서를 한 장 한 장 넘겨보면서 그 속에서 일기 소재를 찾아보세요. 교과서에 나오는 여름 풍경을 보면서 지난여름에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교과서에 실린 작품이 있는 책을 사서 함께 읽으면 재미있는 소재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요.
임명남/유아놀이교육 전문가 <공부가 저절로 되는 마법의 일기쓰기>(팜파스) 저자
학습일기는 아이의 관심 분야에 따라 다양하게 쓸 수 있다. 사진은 학생들이 쓴 그림표현일기. 사진 출처 <공부가 저절로 되는 마법의 일기쓰기>(팜파스)
학습일기는 아이의 관심 분야에 따라 다양하게 쓸 수 있다. 사진은 학생들이 쓴 관찰일기. 사진 출처 <공부가 저절로 되는 마법의 일기쓰기>(팜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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